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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일본 따돌린 한국 신용등급 낭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피치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이로써 피치 기준으로 각각 A+인 중국과 일본보다 신용등급이 높아졌다. 일본의 신용등급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무디스가 지난달 하순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A1에서 일본과 같은 Aa3로 올린 데 이어 열흘 만에 날아든 낭보다. 우리나라가 신용등급 '싱글 에이(A)' 국가에서 '더블 에이(AA)' 국가로 확실히 올라섰다는 의미다. 3대 신용평가회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만 우리나라에 대해 싱글 에이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올해 들어 싱글 에이 이상 국가 중 등급이 상향조정된 경우는 전무하다. 따라서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우리가 자만할 일은 아니지만 국민적 자부심은 가져도 될 만한 일이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일어나기 직전의 신용등급을 거의 15년 만에 회복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당면한 경제위기도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에게 불어넣어주는 계기가 될 만하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당장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에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떨어져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비용을 줄여주는 이점이 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리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채무 비율,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재정 건전성, 3000억달러를 넘은 외환보유액 등인 것으로 관측된다. 예를 들어 국가채무 비율이 일본은 200%가 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도 100%를 웃돌지만 우리나라는 30%대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내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고수하고 있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치도 지적했듯이 1000조원에 근접할 정도로 불어난 가계부채가 은행권 자산 부실화를 초래한다면 신용등급이 다시 떨어질 수 있다. 게다가 신용평가회사가 매긴 국가신용등급은 해외 채권자나 투자자가 돈을 떼어먹힐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지를 국별로 점수화한 것이다. 삶의 질이나 경제적 풍요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국민의 삶은 피폐한데 나라 곳간만 단단히 지켜 얻어낸 점수는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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