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광주비엔날레 여섯명의 여성감독들이 전시준비의 최종결과를 공개하고 "15개월 준비 기간동안 행복했다"면서 그동안의 소감을 내비쳤다.
모두 다른 나라, 아시아계 여성들로만 구성된 공동예술감독단은 6일 개막일을 맞이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15개월간 서로 만나 토론하고 조율하며 준비한 전시가 드디어 최종 공개된다"면서 "각자가 살아온 지역과 배경이 다르지만 그 다름을 서로 펼쳐놓고, 그 안에서 공유할 접점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이번 전시의 핵심이었고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자유와 평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비엔날레의 주제 ‘라운드테이블’ 처럼 ‘소통과 상생’이라는 컨셉 아래 예술인과 대중과의 조율, 하나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표현하는 것이 이번 개막식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번에 공동감독으로 참여한 이는 김선정(국적 한국), 마미 카타오카(일본), 와싼 알-쿠다이리(이라크), 캐롤 잉화 후(중국), 알리아 스와스티카(인도네시아), 낸시 아다자냐(인도) 감독 등이다.
이들은 각자 ▲집단성의 로그인, 로그아웃 ▲역사의 재고찰 ▲일시적 만남들 ▲친밀성,자율성,익명성 ▲개인적 경험으로의 복귀 ▲시공간에 미치는 유동성의 영향력 등을 소주제로 해 전시를 기획하면서도 전시관 내에는 관련 작품들을 혼합해 비치했다.
김선정 감독은 "서로가 다른 지역에서 살고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일하는 방식이 다른데 이번 전시기획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다름 안에 있는 공통점을 준비하면서 알아갈 수 있었던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지냈다. 2004년까지는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수석큐레이터를 역임했다. 이어 200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역임했고, 전시기획 회사인 사무소(SAMUSO)를 설립했다.
알-쿠다이리 감독은 "'역사의 재고찰'을 주제로 작품을 선정, 기획했는데 이런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무엇보다 광주역사를 작품에 투영하고자 애썼다"고 전했다. 그는 아랍 근현대미술 전문 큐레이터로, 아랍근대미술관 초대관장을 지냈다. 이라크 출신이지만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영국, 미국 등지에 거주하며 뉴욕 브룩클린 미술관에서 일한바 있다.
광주시민들과의 협업도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각종 행사에서 여럿 찾아볼수 있다. 마미 카타오카 감독도 "모든 광주시민들이 시내 곳곳 많은 장소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데, 그동안 맡아왔던 소주제 '일시적 만남들'은 인생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점, 일시적 만남의 연속이라는 내용을 가지고 기획해왔다"고 언급했다. 카타오카 감독은 2003년부터 일본 모리미술관 큐레이터로 재직하며 기획과 저술을 병행하고 있다.
모두가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 질문이 나왔을 땐, 특별히 그것을 강조하지 말아달라는 부탁도 이어졌다. 낸시 아다자냐 감독은 "'집단성의 로그인, 로그아웃'을 소주제로 맡으며 집단-개인간 균형과 개인자체로서 존중받아야할 가치에 집중했고, 그러면서도 서로 의존적인 인간세상을 살펴보게 됐다"면서 "'여성'감독들만 모였다는 질문을 뒤집어, '감독'들이 함께했다고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인도 봄베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다자냐는 문화이론가이자 독립큐레이터다.
이날 개막식은 저녁 8시부터 전시관 앞에서 시작한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 강운태 광주광역시장, 충청남도 안희정 도지사 등이 참석한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이두식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작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감독이었던 건축가 승효상 등도 함께한다.
더불어 이날부터 비엔날레 야외무대에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설치작가 서도호의 ‘틈새호텔’이 공개된다. 1인용 미니호텔방이 설치된 화물트럭이다. 틈새호텔은 비엔날레 기간 동안 집과 집 사이, 명소와 명소 사이의 이름 없는 좁은 틈새에 설치돼 광주 전역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의미로 창작됐다.
광주광역시=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