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유럽계 순매수만 4.4조..올해 누적 순매수 총 12조원 돌파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6조6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영국, 프랑스 등이 대규모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유럽계 자금만 4조원 이상 유입됐다. 반면 미국계 자금은 6개월째 국내 주식을 팔았다.
5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결제기준)가 6조6080억원을 기록해 월간 기준 사상최대였던 지난 1월의 6조2140억원을 능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외국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2조40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부양 가능성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재개 등으로 유로존 위기 해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가 5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완화되고 선물강세에 따른 차익거래 여건이 형성되면서 프로그램 순매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국가별로 지난 7월 542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영국이 4조4431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고, 프랑스도 7월 2136억원 순매도에서 8월 1조6066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에 힘입어 유럽계 순매수 규모가 4조4431억원에 달했다. 싱가포르가 1조1141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사우디도 3월 이후 6개월째 순매수를 지속하며 지난달 7177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미국계 자금은 6개월째 매도 우위를 지속하며 지난달 2262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조세회피지역으로 알려진 룩셈부르크도 1982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워 2개월째 순매도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말 현재 외국인 전체 주식 보유규모는 383조8990억원으로 7월 말보다 4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31.4% 수준이다. 국가별로 미국이 153조9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 보유액의 40.1%를 차지했고, 영국(38조3000억원), 룩셈부르크(25조2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 등)가 2조584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만기가 도래했고, 금리하락으로 인한 차익실현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만기상환을 제외한 순매수도 올들어 가장 적은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7월 순매수 규모는 2조5412억원이었다.
미국계 순투자는 9616억원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으며, 유럽계는 만기상환 등의 영향으로 순투자 규모가 7월 1조6736억원에서 8월 2926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8월말 현재 외국인 전체 채권 보유규모는 86조8870억원으로 7월 말보다 2조7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국가별로 미국이 16조30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18.7%를 차지했고, 룩셈부르크(14조3000억원), 중국(11조1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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