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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원리금, 결국 '저승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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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탈출구는 없나
②주택담보대출 못갚으면 파산
낙찰가 대출원금 안되기 일쑤
상반기 채무조정 신청자 급증
"분할상환으로 시스템 바꿔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서울 마포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 2009년 5월 전용면적 84.39㎡짜리 아파트를 4억8000만원에 구입하면서 새마을금고로부터 3억36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제2금융권에 적용되는 담보자산비율(LTV) 70%를 꽉 채워 빚을 냈지만, 새마을금고는 선뜻 돈을 내줬다. 하지만 이 씨는 3년 만에 돌이키기 힘든 나락으로 떨어졌다. 거치 기간이 지난 뒤 이자와 원금을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자 집을 경매로 넘겼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된데다 대출비중이 높은 탓에 감정가 자체가 한참 낮은 3억8000만원이었다. 이것마저도 두 차례 유찰을 거쳐 2억7330만원까지 떨어져서야 낙찰됐다. 대출금조차 갚지 못할 액수였다. 이씨는 신용불량자로 낙인이 찍혀 구직활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결국 소비자 파산신청을 하고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재기를 모색해야하는 처지에 몰렸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제 때 갚지 못한 것이 빌미가 돼 거리로 나앉는 '하우스푸어'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신용불량자 신세가 되거나 심지어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중산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3일 신복위에 따르면 이 씨처럼 빚 상환에 허덕이다 채무조정에 나선 사람은 올해 상반기에만 4만 5505명으로 전년동기보다 629명 늘었다. 특히 사전에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이용한 다중채무자 가운데 월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중산층이 40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3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집을 팔아 주택담보대출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깡통아파트'도 급증세다. 경매전문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에서 3회 이상 유찰(감정가 51% 이상)된 후 낙찰된 물건이 532건으로 전월 168건과 비교해 세 배 이상 폭증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중앙지법 경매에 나온 은마아파트 115㎡(31.6평)는 감정가 10억5000만원보다 24% 떨어진 7억9235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2006년 매매가가 14억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할 때 사실상 반값에 팔렸다. 경매 물건 대부분이 LTV가 60~7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집 주인 입장에서 낙찰가가 대출 금액에 못미치는 '빈 껍데기'였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집과 함께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개인금융시스템 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것이 금융기관에서도 리스크를 안고 아파트 등 담보물을 채택한 것인데 추후 일이 잘못됐다고 모든 책임을 채무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더구나 담보물 압류와 함께 신용등급까지 하향조정하는 것은 이기적인 처사"라고 꼬집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채권 해소를 위해 집을 경매시장 넘기지만 원리금 다 돌려받지 못한다"며 "금융권도 채무자도 모두 손해보는 루징게임"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기형적으로 늘어난데는 시중은행의 실적 쌓기 경쟁에서 비롯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IMF외환위기 이전 기업금융에 치중했던 은행들이 2000년대 들어 몰락하면서 모든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늘리기에 혈안이 됐다"며 "담보인정비율을 120%까지 올려놓고 무분별하게 대출을 일삼은 게 원인제공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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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현재 추진중인 대출상환 구조 방식 변경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경만 주택금융연구소장은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90% 이상이 만기에 원리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며 "이는 대환시점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시장에 맞지 않은 시스템으로 거주하는 기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는 분할상환 형태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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