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美일자리 법안 통과후 유럽 기업의 美상장 늘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연합(EU)이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해주기 위해 증시 상장 조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들어 미국 증시 상장에 눈돌리는 유럽 기업들이 늘어난데 따른 대응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미국이 지난 4월 일자리 법안을 통해 중소기업들의 증시 상장 조건을 완화한데 이어 유럽에서도 이와 비슷한 형태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중소기업들의 자본시장 접근을 독려하기 위한 전략 보고서를 이번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보고서에는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들에 대한 어떤 혜택을 배제하는 계획 등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지난 4월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은 일자리 법안에 따라 중소기업들의 증시 상장 조건이 완화됐다. 중소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좀더 쉽게 자금을 조달해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법안이 통과된 후 많은 미국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누렸다.
한편으로 유럽 기업들도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7월 영국 프로축구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이었다.
ESMA는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고 주식시장 상장에 따른 형식적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중소기업들을 커버하는 애널리스트들을 늘리고 중소기업의 상장 비용을 줄이는 방안도 ESMA의 제안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ESMA의 이번 논의에는 은행, 로펌, 투자자, 회계사, 거래소 등 다양한 분야의 시장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ESMA 대변인은 런던증권거래소(LSE) 그룹의 자비에 로렛 최경영자(CEO)와 뉴욕증권거래소-유로넥스트의 유럽 담당 대표 겸 부사장인 롤랜드 벨레그라드 등이 실무그룹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ESMA는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겪는 어려움들을 알고 있다"며 "ESMA는 중소기업들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덧붙였다.
유로존 부채위기가 장가화되면서 올해 2·4분기 동안 유럽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전년동기에 비해 40%나 줄어 IPO 건수는 81건, 자금 조달 규모는 7억유로에 그쳤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