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매출액 대기업 2.78배 vs 협력업체 3.08배…수익성 격차도 축소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최근 10년간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성장이 협력업체 매출 증가 및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이른바 '낙수효과(落水效果)'가 증명된 셈이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0대 그룹 대표 기업들과 거래하는 협력업체 총 69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협력업체들의 성장성은 거래 대기업을 뛰어넘었다. 수익성 격차도 지속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성과 관련 지난 10년간 대기업 매출액은 2.78배 증가한 반면 이와 거래하는 협력업체 매출액은 3.08배 증가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대기업 총자산이 3.01배 증가하는 동안 협력업체 총자산은 3.43배 증가했다.
매출액 및 총자산 증가율 역전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협력업체의 매출액증가율(14.3%)이 대기업(9.3%)보다 크게 높았던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총자산증가율 또한 대기업(10.5%)보다 협력업체(11.7%)가 높게 나타났다.
실제 반도체 생산설비를 제조하는 삼성전자 협력 중소기업 고려반도체시스템 매출액은 지난 5년간 3.6배 이상 증가했다. 2006년 이후 삼성전자와 신규 설비 공동개발 및 판매를 본격화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고려반도체시스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직접 납품함으로써 얻는 매출액 비중이 50%"라며 "삼성전자로부터 이전된 기술로 인해 확대된 매출액을 감안할 때 총 매출액 비중은 70%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수익성도 격차도 지난 10년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9.2%포인트 수준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지난해 3.5%포인트로 축소됐다. 기업의 영업외손익을 고려한 법인세차감전 순이익률 격차도 2002년 9.3%포인트에서 지난해 4.8%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대기업 성장이 협력업체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는 최근 대기업들의 자발적 동반성장 노력으로 인해 2, 3차 협력업체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매년 협력업체 평가시 공정거래 준수, 대금지급 조건 개선, 생산성 및 품질혁신 지원 등 1차 협력업체의 2차 협력업체에 대한 동반성장 실적을 평가하고 이를 우수 협력업체 선정 등 정책에 직접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모기업이 당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당사 또한 2, 3차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직접적 물품 납품 이외에도 대기업의 협력 업체에 대한 각종 지원이 2, 3차 협력업체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쟁은 기업 대 기업이 아닌 기업군 간 경쟁으로 진화하고 있어 대기업 입장에서도 협력업체 성장을 통한 공급사슬 전체의 경쟁력 강화가 절박해진 상황"이라며 "최근 동반성장 문화 확산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이것이 인위적 규제의 형태로 나타날 경우 오히려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자율적 협력관계를 저해하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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