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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불황'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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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심리지수 석 달째 하락

소비심리 냉각-기업 투자 고용 위축-개인 소득 감소 악순환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 서울 신천동에서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하는 김형민 씨(가명ㆍ56)는 요즘 가게 문을 열기 싫을 때가 많다. 최근엔 피크 타임인 저녁 7~9시에도 3~4테이블 정도만 손님이 앉아 있다. 한 테이블당 주문도 안주 하나에 소주 두 병이 고작이다.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12시간을 일하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등을 빼면 오히려 마이너스다. 김 씨는 장사를 접어야할 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실물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좀체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소비심리의 냉각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켜 결국 개인 소득 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소비 부진은 특히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리면 가계부채 악화의 발화점이 될 수도 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한 99를 기록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CSI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67을 기록해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항후경기전망CSI는 78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의 소비심리 역시 위축됐다. 생활형편전망CSI는 92로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가계수입전망CSI 역시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94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6%를 기록해 1%대로 떨어진 실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 신용카드 사용액은 올 들어 2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 2분기 말 카드사용 실적(체크ㆍ선불카드 포함)은 53조5000억원으로 지난 1분기(53조6000억원)에 비해 1000억원 줄었다. 카드사용액은 지난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카드사용액이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지난 2004년 카드사태 이후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고소득층의 지갑도 닫히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지난 한달 동안 할인행사를 실시했지만 매출은 뒷걸음질 쳤다. 백화점 매출은 4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감소했다. 이어 5월엔 1% 가량 소폭 회복세를 보이더니 6ㆍ7월엔 다시 연속으로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마트 매출 역시 4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폭은 4월 2.4%, 5월 5.7%, 6월 7.2%, 7월 8.2%로 매달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들었던 보험을 해약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5대 손해보험사의 지난 5월 저축성과 보장성 등 장기보험 해지액은 8조4208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7조2055억원보다 무려 1조2152억원이나 늘었다. 나머지 10여개 중소형 손보사까지 합치면 이 기간 장기 보험 해지는 2조원 가량 증가했다.


정귀연 한은 경제통계국 과장은 "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제지표도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소비심리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 때문에 회복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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