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제 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은 2000년대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2003년 4조 2000억원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던 태풍 '매미'보다 더 강한 수준이다. 상륙 당시 매미는 중심기압 954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0m였다. '볼라벤'은 28일 오후 서울 서쪽 110km 해상을 지날 무렵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초속 43m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더 강하다. 게다가 최근 수온이 높아 제주를 지나 북상하는 과정에서 태풍의 강도가 크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초강력 태풍'을 그대로 받아내야 한다는 얘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지자체는 '볼라벤'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대본은 27일 오전 9시부터 2단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태풍특보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대규모 재난발생상황 수준인 3단계 비상체계로 들어갈 계획이다. 태풍을 앞둔 지난 26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등·하교시간을 조정하고 휴교조치 검토를 준비하라는 안내문을 보내는 한편 조달청에서 총 43개 정부 공사현장을 긴급 점검하는 등의 대비가 이뤄졌다.
27일 오전 제주 지역에 태풍특보가 발효되면서 제주지역에서는 해수욕장 이용이나 한라산 입산이 금지됐다.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으며 어선들도 긴급 대피한 상황이다.
각 기관은 태풍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강풍으로 건축현장 자재나 간판 등 옥외시설물, 가로수 등이 꺾이거나 떨어지면서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잦은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산사태 위험이 있는 지역에 드나드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침수나 산사태 위험지역에 사는 경우 미리 대피장소와 비상 연락방법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 하수구나 집 주변 배수구를 점검해 미리 침수피해를 막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하천 근처에 주차된 자동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고층건물의 옥상·지하실이나 하수도 맨홀 등에 접근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천둥이나 번개가 치면 건물 안이나 낮은 곳으로 피하고 바람에 날아갈 물건을 집 주변에서 미리 치워야 한다. 감전 우려가 있는 전신주나 가로등을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 또한 기록적 강풍으로 유리창이 깨질 수 있는 만큼 유리창 파손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젖은 신문지나 테이프를 창문에 붙이고 창문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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