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인천 송도에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을 두고 국내 금융사들의 뜨거운 '쟁탈전'이 시작됐다. 따라서 최악의 부동산 침체에도 금융사들이 부지 매입에 1조원에 가까운 거금을 쏟아 붓겠다고 나선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문제의 땅은 인천시가 매각에 나선 송도국제도시 6ㆍ8공구 내 부지(34만7036㎡)다. 20일 오후 6시 입찰 마감 시간을 앞두고 미래에셋 증권과 KB 투자증권, 신영증권 등 국내 굴지의 8개 금융사들이 입찰신청서를 접수했다.
◇ 6년 만에 돌아온 '황금자위' 땅 = 금융사들이 송도 부지 매입에 열을 올린 1차적인 이유는 이 땅의 잠재적 투자가치다.
지난 2006년 8월 송도 6ㆍ8공구 580만 여㎡ 땅의 개발권은 삼성과 현대가 총 지분의 60%를 보유한 '송도랜드마크시티(유)'의 차지로 돌아갔다. 그러다 개발부진을 이유로 이 회사로부터 땅의 일부를 환수하기로 한 인천시 덕분에 핵심 부지 34만 여㎡가 다시 시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이 땅은 현재 송도에 남은 가처분 용지 중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로 꼽힌다. 6, 8공구 안에는 151층 짜리 '인천타워'도 지어진다. 송도는 전국적인 부동산 침체에도 아파트 분양시장이 명맥을 유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5∼10년 뒤를 내다본다면 투자사들로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 '땅 값'만 내면 된다 = 인천시가 매각 예정가로 내놓은 금액은 8520억원이다. 인천시는 매입자가 땅값을 선납하기만 하면 땅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길도 열어놨다. 매각 목적이 구멍난 시 재정을 메우는데 있기 때문에 최대한 땅값을 빨리 받아내기 위해 인천시가 택한 방법이다.
매각 방법으로는 부동산 신탁과 매매 예약제 등 여러 가지가 제시된다. 매입자는 땅을 제 3자에게 재 분양하거나 임대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우선 계약금만 내놓고 나중에 시장 상황이 나빠질 경우 인천시로부터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땅을 처분할 수 있는 향후 2~3년 뒤에는 인천시가 도로, 상ㆍ하수도 등 기반공사를 마치게 된다. 기본적으로 땅값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고 부동산 시장이 풀리면 더 큰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전체적으로 토지 매입에 따른 불확실성이 낮은 구조다.
한편 인천시는 8개 금융사가 낸 입찰 신청서를 오는 28일까지 검토한 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협상이 차질 없이 이뤄지면 다음 달 14일 매입자를 최종 확정한다. /인천=노승환 기자 todif77@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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