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긴 폭염에 한숨만 쉬던 패션, 관광레저 업체들이 곧바로 가을장마가 찾아오자 울쌍이다. 이러다 3분기이 사상최악의 실적을 거둘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통업체들도 좀처럼 매출이 늘지 않아 빈곤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의류 매출 부진에 가을장마 소식이 겹치며 패션주들이 줄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9시5분 현재 베이직하우스는 전거래일 보다 100원(0.75%) 내린 1만3300원에 거래됐다. LG패션도 100원 낮은 3만50원에 거래중이다. 한세실업과 신원도 1% 내외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2분기에도 소비침체와 '18년 만의 폭염'으로 매출이 곤두박질하는 것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이에 추동 제품을 앞서서 선보이며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고자 했으나 가을장마에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동양증권과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앞서 소비심리 위축과 날씨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LG패션과 한섬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바 있다.
관광 레저업체들도 폭염에 이은 가을장마에 한숨을 쉬고 있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일찌감치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관광주는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하고 4분기 약세를 보여왔으나 올해는 그 시점이 2,3달 가량 앞당겨진 모습이다.
지난달 9일 이후 두달 사이 하나투어 주가는 9.51% 하락했으며, 모두투어도 11.38%나 추락했다. 호텔신라 역시 7.6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박소연 KB투자금융 연구원은 "일찍 차익실현을 위해 손을 터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며 "다만 여행사들이 올해 하드블럭(할인선납) 항공권을 크게 줄이면서 마진개선에 나서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상승 기회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체들은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른 추석 시즌을 기대하고 있지만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폭염에 따른 열대야 현상과 폭우 등으로 과일작황이 나쁘고 생선류의 어획량이 크게 영향을 받았고 있기 때문이다. 휴가철이던 7월 매출 역시 백화점은 전년대비 1.3%, 대형마트는 8.2% 줄어든 상황이다.
유주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신선식품 가격 상승 등 장바구니 물가와 전세가 상승으로 구매심리가 저하되고 있다"며 "폭염의 악영향으로 여성 정장(-7%), 여성캐주얼(-5%), 남성의류(-5.2%)의 부진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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