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고 회생에 성공했던 GM이 다시금 구제금융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에 15일(현지시간) 등장했다. 포브스에 기고문을 써왔던 루이스 우드힐이 GM이 미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데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20%였던 점을 감안하면, 2%가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GM은 자사의 글로벌 마케팅을 총책임자인 조엘 이와닉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경질하기도 했다. 사실상의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운 것이다.
시장 점유율을 잃는다는 것은 규모의 경제로 운영되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로 이어지기 때문에 GM이 과연 잃어버린 것은 단순한 시장 점유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우드힐은 GM이 경쟁력을 잃게 된 원인을 소개하면서 말리뷰의 사례를 소개했다. 말리뷰는 GM의 D 세그먼트의 엔트리 차종이다. D 세그먼트가 대중적인 가격의 가족형 세단으로, 미국의 차종 중에서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차종이다. 따라서 D 세그먼트의 실적이 자동차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셈이다. 도요타의 캠리, 혼다의 어코드 , 폭스바겐의 파사트 등이 이 차종에 포함된다.
한데 말리뷰 2013년 모델은 1년전 모델인 폭스바겐의 파사트에 비해서도 쳐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인 카앤드드라이버는 D세그먼트의 차종 5개의 비교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여기에서 2013년형 말리뷰 에코는 꼴등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말리뷰는 183점을 얻어 2012년식 폭스박겐 파사트(211점)은 물론 2012년식 혼다 어코트(198)에도 밀렸다. 더욱이 2008년형 말리뷰는 이 테스트에서 187점을 얻었는데, 2013년식이 더 낮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1965년만 해도 GM은 미국 시장의 50.7%를 차지하며 엄청난 매출액(2011년 물가기준으로 1179억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폭스바겐은 GM의 매출의 11%에 불과했던 작은 기업이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서 폭스바겐의 매출액은 1192억달러로 GM의 754억달러를 크게 압도했다.
우드힐은 양사의 이같은 성과의 차이를 경영진에서 찾았다. GM의 CEO 대니얼 애커슨은 학부시절 공학을 전공했으나, 석사시절에는 경제학을 전공한 뒤 금융회사 등 다양한 기업에서 근무왔다. 그가 자동차 업계에 처음으로 받을 디딘 곳은 2010년 GM이 처음이다. 반면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CEO는 금속공학 박사학위 소지자로 일생을 자동차 산업에만 종사했다. 빈터콘 CEO의 차에 대한 열정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 오토쇼에서 한국의 i30를 보고서 일일이 자로 길이를 재고, 일일이 기능을 시험해본 뒤 자사의 제품이 미진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임원들을 질책하는 모습에서 비쳐지기도 했다.
우드힐은 빈터콘 CEO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데 반해, 애커슨 CEO는 쓸데없는 일만 벌이고 있다고 악평을 내렸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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