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14일 한때 52주 최저가
더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주가 급락세
주요 자산 패키지딜에 감자까지 추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복귀 두달여 만에 주식자산이 반토막났다.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되찾았지만 더딘 금호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호고속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패키지딜을 완료하고, 감자(자본감소)를 검토하는 등 다양한 카드를 꺼냈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능성으로 정상화의 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박 회장은 지난 6월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산업 주식 1232만3125주를 9100원에 취득했다. 주식 매입에 약 1120억원이 들었다.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도 1185만여주를 취득하면서 1070여억원을 쏟아부었다.
두달여가 흐른 14일 9시20분 현재 금호산업 주가는 4365원으로 급락했다. 박 회장과 박 부사장의 주식자산도 약 537억원, 51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약 1200억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동안 경영권을 회복한 박 회장은 채권단과 함께 금호산업과 그룹 계열사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정상화 작업을 서둘렀다. 박 부사장은 신제품 출시에 직접 팔을 걷으며 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금호산업에 대거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는 등 위기가 이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PF자금을 끌어왔으나 결과적으로 채권단내 갈등만 심화시켰다.
금호산업은 이외에도 지난 9일 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 지분 100%와 대우건설 주식 14.6%,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주식 38.7% 등 핵심 자산을 묶어 9500억원에 매각하는 '패키지딜'을 완료하고 8000억원 규모의 채권단 채무를 갚았다.
그럼에도 금호산업은 여전히 2조원에 달하는 부채가 남아있으며, 부채비율은 1154%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PF와 관련해 채권단간 공방이 장기화될 경우 금호산업의 대외신인도 악화로 정상 영업은 물론 경영정상화 작업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금호산업은 '감자' 카드를 꺼내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측은 “시행 여부나 시기, 또 감자비율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가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은 채권금융기관협의회 등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감자로 인해 박 회장과 박 부사장의 지분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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