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불황에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속설이 있지만 경제학자 조지 테일러는 1926년 오히려 경기가 나쁠 때 치마가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스타킹을 보여주려 치마를 짧게 입지만 불황일 때는 스타킹 살 돈이 부족해 긴 치마가 유행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 판은 ‘헴라인 지수(Hemline Index)’가 경기 호전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헴라인지수란 치마길이와 경기변동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치마길이는 더 짧아진다.
헴라인지수는 지난해 35.04에서 올해 44.38로 올랐다. 치마 길이가 더 짧아졌다는 얘기다.
데일리메일은 2012년 가을/겨울 시즌 패션쇼에서 더욱 짧아진 치마가 등장한 것도 경기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영국 패션계는 더블딥 침체 속에 1929년 대공항 이후 가장 긴 치마가 유행 중이다. 경기 침체가 계속됐던 2011년 가을/겨울 시즌 패션쇼장을 수놓았던 디자인이다.
여성들의 치마 길이는 역사적으로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보여왔다.
미니스커트가 처음 등장한 시기는 영국이 최고의 전성기를 구사하던 1960년대다. 대공황에 신음하던 1930년 무렵에는 긴 치마가 유행을 탔다. 1990년대 후반 경제가 되살아 날 때도 짧은 미니스커트 붐이 일었다.
스타들도 경기에 따라 치마 길이를 달리했다. 축구선구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이자 스파이스걸스의 멤버였던 빅토리아 베컴은 1990년대 미니스커트를 즐겨입다 최근 들어 롱스커트로 변화했다. 유명 모델 타이라 뱅크스 역시1995년 미 경제가 호황이던 시절 모델 미니스커트에서 올해는 무릎길이의 드레스를 주로 입는다.
하지만 데일리메일은 헴라인 지수를 근거로 한 경기 예측이 최근 영국 중앙은행(BOE)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부정적 전망과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BOE는 지난 8일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로 대폭 하향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지난달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암울한 경제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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