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미국의 전 대통령 지미카터는 1976년 미국의 음주 문화를 대선 캠페인에 등장시켰다. 부유층이 마티니 런치 비용을 대부분 공제를 받는 것으로 불공평한 미국의 세제를 언급했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제럴드 R 포드는 "마티니 런치야 말로 능률적인 미국의 전형"이라며 "어느 곳에서 한번에 배를 채우고 취하며 깜짝 놀랄 소식을 얻겠냐"며 응수했다.
두사람 사이의 논쟁이 보여주듯 당시만 해도 점심시간의 음주가 보편적이고 관대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36년이 지난 지금 직장인의 업무 중 음주에 대한 반응이 뒤바뀌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스콧 릭 와튼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연구한 업무 중 음주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 결과를 보도했다.
릭 교수는 실험의 일환으로 업무 중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저녁을 겸한 구직 인터뷰 중 와인을 시킨 구직자는 일반 음료를 시킨 사람보다 덜 똑똑하게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몇 번의 다른 실험에서도 미국인들은 약간의 음주도 멍청함과 연관짓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스콧 릭 교수는 이런 경향을 ‘얼간이 음주 편향’이라고 명명했다.
미국의 점심 음주 문화는 1970년대 이후 차츰 사라져 갔다. 기업 임원들이 점심식사 중 마티니 한잔을 하는 관습도 대부분 없어졌다. 업무 중 휴식시간이 줄어든데다가 낮 시간 동안 술을 먹는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들은 계약서에 업무 중 술을 금지하는 것을 명시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여전히 업무 중 음주가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일리노아 대학의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몇 잔의 술은 노동자를 더 독창적으로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술을 몇 잔 걸친 사람들은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어 하지만 혁신적인 생각은 더 잘 떠올린다고 밝혔다. 회사 냉장고에 술이 가득한 실리콘 밸리 기업의 성공도 이런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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