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이젠 박주영 차례다.
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룬 '홍명보 호'가 꿈에 그리던 메달권 진입에 한 발짝 다가섰다. 3년여를 달려온 아름다운 도전의 마지막 관문. 미지의 세계를 열어줄 해결사는 단연 박주영이다.
그간 움직임은 다소 더뎠다. 조별예선 3경기 1득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서 명성에 미치지 못했다. 그는 거센 비난여론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위해 뭔가를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억누르는 부담 탓인지 매 경기 몸놀림은 무거웠고 변변한 슈팅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극심한 골 가뭄에 대표팀은 피 말리는 접전을 거듭했다.
축구 종가 영국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는 마음의 짐을 털어낼 터닝 포인트다. 전인미답의 고지를 넘어선 자신감으로 세계 최강 브라질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와일드카드 박주영의 진가가 더욱 필요한 순간이다.
브라질은 '박주영 축구'를 일궈낸 모태와 같다. 2001년 청운의 꿈을 품고 유학길에 올랐던 땅이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10년 동안 축적했던 기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다. 쉽지 않은 승부임은 분명하다. 티아구 실바, 후안 헤수스, 마르셀루, 하파엘 다 실바 등 정상급 수비진의 집중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상대의 파상공세에 밀려 득점 찬스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해결사 본능이 되살아나야 할 이유다.
박주영은 2005년 우즈베키스탄과의 월드컵최종예선과 국제축구연맹(FIFA) U-20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나이지리아전 극적인 동점골, 2010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 역전골 등 숱한 국제무대에서 벼랑 끝에 몰린 대표팀을 구해낸 경험이 있다.
영광은 또 한 번 재현될 수 있을까. "긴 이야기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고 싶다"던 박주영. 한국 축구와 국민들의 염원은 벌써부터 그의 발끝을 주목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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