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4년여 간 흘린 굵은 땀방울, 그에 어울리는 값진 보상이다. 한국 선수단의 쾌속 질주가 런던 올림픽을 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대회 9일 만에 열 번째 금메달을 따내며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과시한다. 내친김에 올림픽 도전사에 남을 최고의 성과까지 꿈꾸고 있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현재 금 10, 은 4, 동 6으로 종합순위 4위를 달린다. 이날 진종오가 사격 남자 50m 권총에서 대회 2관왕에 오르며 두 자리 수 금메달에 도달했다. 선수단의 이번 대회 목표는 3회 연속 '10-10(금메달 10개-종합 순위 10위권 진입).' 선수들은 10위권 진입의 선결조건인 10개의 금메달을 대회 일정이 절반가량 남은 시점에서 쓸어 담았다.
사실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기대했던 초반 스퍼트에 실패했다. 대회 첫 날 최대 금메달 5개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진종오만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했다. 악재도 겹쳤다. 박태환(수영)과 조준호(유도)가 판정 번복에 무너졌고, 신아람(펜싱)이 희대의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메달 유력 후보였던 왕기춘(유도)마저 부상으로 쓰러지자 선수단에서는 서서히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반전은 의외의 '골든 데이'에서 시작됐다. 1일 김재범(유도)을 시작으로 김장미(사격), 김지연(펜싱), 송대남(유도) 등이 네 개의 금메달이 한꺼번에 쓸어 담았다. 상승세에는 양궁도 가세했다. 기보배가 2관왕(여자 개인, 단체)에 올랐고, 오진혁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변도 있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예상치 못한 금맥이 터졌다.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펜싱은 이번 대회 금 2, 은 1, 동 3 등을 수확하며 새로운 '효자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이 덕분에 한국은 일찌감치 '金 10' 고지에 도달했다.
그래서 목표가 상향조정됐다. 역대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까지 노려볼 만하다. 한국의 최다 금메달은 2008 베이징올림픽의 13개, 최다 메달은 1988 서울올림픽의 33개(금 12, 은 10, 동 11)다. 최다 금메달 기록 경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6일 오후 레슬링 남자 정지현이 8년 만에 올림픽 정상 탈환에 도전하고, 양학선이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본다. 대회 막바지에는 '메달 텃밭'인 태권도에서 4개의 금메달을 노린다.
구기 종목에서도 기대가 크다. 남자 축구와 남녀 탁구 단체전이 모두 준결승에 올랐고, 여자 핸드볼과 여자 배구는 각각 8강에 진출했다. 리듬체조의 손연재 등 개인 종목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까지 나와 준다면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은 결코 꿈이 아니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