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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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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바야흐로 여름 휴가철이다.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불쾌지수가 최고치에 달한다. 이럴 때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는 광고 문구처럼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그런데 이렇게 폭염이 지속되는 날씨에는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곤욕이다. 이럴 때는 그냥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시원한 수박을 먹는 것도 휴가철을 보내는 한가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산이나 바다로 가서 자연을 느끼며 가벼운 마음으로 머리도 식힐 겸 독서를 하는 것은 어떨까? 평소 책과 친하지 않던 사람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번 휴가철에 재미를 더해 줄만한 책 3권을 소개한다.


1. 매스커레이드 호텔

책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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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작품. 닛타 고스케 형사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잡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란 점에서 마땅히 추리소설로 분류해야 하지만 그보다 넓게 보면 온갖 군상이 등장하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일류 호텔을 드나드는 각양각색의 인간들과 그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들여다보는 동안 어쩌면 “우리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될지 모른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범죄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수사 과정이 호텔이란 특정 공간에서 일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과 교차하면서 숨 가쁘게 흘러가는 소설이다.


제목에 쓰인 ‘매스커레이드’는 ‘가면, 가면무도회’라는 뜻이다. 한 사회에서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때그때 적절한 가면을 번갈아 얼굴에 붙이고 나서는지도 모른다. 각각의 직업에 적합한 가면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임시방편의 가면을 둘러쓰기도 한다.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가면의 모습이 다양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지녀야 할 본래의 얼굴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호텔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에 찾아온다’는 야마기시 나오미의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2. 그림으로 보는 십자군 이야기

책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


중세와 십자군 전쟁은 그리스 로마 시대에 버금가는 상상력의 원천으로 예술의 전 분야에 걸쳐 그 이미지와 이야기가 끊임없이 재생산돼왔다. 우리를 사로잡는 중세와 십자군 전쟁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리는 과연 중세와 십자군 전쟁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중세의 암흑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는가. 십자군 전쟁은 여전히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현재진행형이지는 않은가.


시오노 나나미는 귀스타브 도레의 섬세하면서도 장엄한 판화를 중심으로 십자군의 전 역사를 조망한다. 그녀 특유의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박진감, 그리고 핵심을 곧바로 파고드는 직관적인 문장으로 독자들의 지적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한다. 인류사의 가장 문제적인 장면에 해당하는 십자군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중세와 십자군의 역사,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될 것이며, 현재의 다양한 문화산업에서 변형돼 재생산되는 중세와 십자군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3. 신과 함께 - 저승편

책과 함께 떠나는 여름휴가!


『짬』과 『무한동력』에서 우리네의 주변과 일상을 재밌으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냈던 주호민 작가의 신작. 평범하기 짝이 없는 소시민 김자홍이 어느날 갑자기 죽음을 맞은 뒤 저승세계에서 진기한이라는 변호사를 만나 49일 동안 일곱 번의 재판을 거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신과 함께 - 저승편』은 엄숙주의를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자칫 어두울 수도 있는 ‘죽음’이라는 소재를 근대화된 저승이라는 설정으로 맛깔나게 각색해 보여준다. 또한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의식 역시 곳곳에서 터지는 블랙유머 속에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영웅이나 초능력자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이다. 『신과 함께』의 김자홍 역시 평생을 남에게 싫은 소리 한번 못하고 죽을 때까지 손해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지만, 작품을 읽다보면 그의 편에서 응원하게 되고 결국엔 그가 극락으로 가게 되길 기원하게 된다. ‘착한 사람이 이긴다’라는 왠지 현실에선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명제가 주호민 작가의 작품에서만큼은 이뤄질 것 같다.




김현희 기자 faith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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