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드론이 적을 감시하는 시대 임박…이미 수직이착륙 티호크 실전배치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최근년 들어 드론이 정찰이나 감시,공격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정숙을 요구하는 스파이 도구로는 적합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웅웅’거리는 소음 탓에 드론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염려는 머지 않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정말로 소리소문없이 다가가서 정보를 수집하고 표적을 감시 관찰하는 드론개발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1일 미국의 디지털 매체 와이어드와 항공전문 잡지 에이비에이션위크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산하 정보고등연구계획활동국(IARPA)이 조용히 기듯이 날아다니는 미국산 수리부엉이의 영감을 얻어 소리없는 드론 설계를 개시했다.
에이비에이션위크는 IARPA가 코네티컷에 있는 소형경량 엔진 전문제작업체인 D-스타 엔지니어링과 극저음 드론 개발을 위해 48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전했다.
이는 IARPA가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수리부엉이(GHO)프로그램’이라는 계획에 따른 것으로, 군이 아무도 모르게 정보를 수집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드론이 내는 소리는 저고도 드론의 위치와 존재를 알려줘 은밀하게 감시하는 ‘눈’이 하늘에 떠 있게 하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게 한다.
그렇지만 저소음 드론을 만드는 게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온갖 센서를 달고 오랜 시간동안 체공하려면 은밀성(스텔스성능)을 포기해야만 한다.
이미 나와 있는 배터리로 나는 드론은 조용하기는 하지만 오래 체공할 수 없다는 게 흠이다. 또 프로펠러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공기흐름이 소음을 생기게 할 수도 있다.
가솔린이나 디젤엔진은 피스톤이나 터보팬,기어가 움직일 때 소음을 낸다.
IARPA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정상 비행 동안에는 효율적이고 상대적으로 소음이 나는 엔진을 가동하고 ‘은밀성’이 필요할 때만 배터리로 전환해 시꺼러운 기어소음을 죽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GHO는 자동차연료인 휘발유나 디젤을 즉시 전기로 만들어 이를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터빈 전기 추진 시스템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IARPA는 밝혔다.
또 프로펠러는 도관속에 넣어 와류에 의한 소음을 줄이고 이착륙도 수직으로 하는 것을 염두에 있다.
IARPA는 30분간 정도만 극히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고 그 다음에는 엔진이 가동돼 배터리를 충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이 시간 정도면 적에게 들키지 않고 적의 동태를 살피는데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IARPA는 첫 번째 단계로 배터리 모드시 소음을 100데시벨 이하로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정도면 가까이서는 동력사슬톱(chainsaw)의 소음과 비슷하지만 2000~3000피트 떨어져 있으면 거의 들리지 않는다.
IARPA는 또 소음을 줄이기 위해 드론의 폰곡선(인간이 느끼는 소리의 크기를 나타낸 곡선)을 60폰 수준으로 낮추고 궁극으로는 50폰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HO 프로그램은 단거리 수직이착륙기 개발 분야에서 탁월한 경험을 쌓은 샘윌슨이 맡고 있고 IRAPA가 구상한 드론과 유사한 제품이 이미 나와 있어 머지 않은 장래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윌슨은 미 국방부 고등연구계획국(DARPA)에서 초소형항공기(MAV)개발 프로그램을 관리했는데 이 것이 결국 도로변 매설 임시폭발물(IED) 처리부대 지원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무게 20파운드 이하의 수직이착륙 MAV인 하니웰사의 RQ-16 T-호크 ‘덕티드팬’로 이어졌다.
티호크는 50분간 체공할 수 있고 초속 7.6m의 속도로 상승하며, 시속 20노트의 바람과 비속에서도 비행할 수 있다. 최고상승 고도는 3.048km이다. 이 드론의 소음은 100m의 거리에서 75데시벨이다.
적외선 카메라 등을 탑재해도 무게 7.9kg에 불과하다.연료는 휘발유와 비휘발성 윤활유를 사용한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