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뉴욕 증시가 이틀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기술주들의 랠리와 신규주택 착공건수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이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베이지북이 일부 제조업 및 고용 부문에서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도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다우존수 지수는 전일 대비 0.81% 오른 1만2908.7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67% 오른 1372.78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12% 상승한 2942.6을 기록했다.
개장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주요 은행이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 장초반 상승세를 주도했다. 영국에서는 영란은행(BOE)이 이달초 의사록을 공개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했던 소식이 알려져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확산시켰다.
또 지난달 신규 주택 착공건수가 3년 8개월래 최대폭으로 증가한 것도 호재가 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강세를 주도한 반면 은행주는 부진했다. 전일 장 마감후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던 인텔이 3.27%나 뛰었고 시스코도 2.90% 올랐다.
허니웰 인터내셔널은 순익이 12% 증가한 양호한 실적 발표로 6.67% 급등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은 바이버스가 10% 가까이 뛰었다.
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BOA가 5% 가까이 떨어졌고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모간스탠리, 웰스파고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부동산 경기 바닥 찍었나= 지난달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7% 가까이 급증했다. 3년8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미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월대비 6.9% 증가한 76만건(연율)을 기록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경제전문가 예상치인 74만5000건 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 5월 신규주택 착공건수도 종전 70만8000건에서 71만1000건으로 수정됐다.
단일주택 착공건수는 4.7% 늘어난 53만9000건이었고, 다가구주택 착공건수는 12.8% 늘어난 22만1000건이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존스는 "주택시장이 회생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자산가격이 더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 미국인들은 여전히 주택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지북 '완만한 회복세' 속 낙관론 다소 후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8일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modest to moderate) 속도의 확장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속도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지난 베이지북과 비슷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소매와 제조업 경기가 둔화됐다고 판단했고, 고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드러냈다.
연준은 "대부분 지역에서 더딘 확장세를 지속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소매판매와 제조업이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보스톤과 클리브랜드에서는 소매판매가 '정체됐다'고 언급했고, 뉴욕에서는 '판매가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용시장 개선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부진(tepid pace) 했다고 발표해 지난 보고서에서 '고용이 꾸준히 유지되거나 소폭 증가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비쳤다.
◆국제유가 90달러선 회복 눈앞= 국제유가가 6거래일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90달러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장중 5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발표된 것이 유가 상승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0.7%(65센트) 오른 배럴당 89.8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90.04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런던 국제거래소(ICE) 9월만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1.1% 오른 배럴당 105.16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소의 전략부문 대표 마이클 린치는 "신규주택 착공건수의 급증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라면서 "이는 하반기 원유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환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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