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국민타자’ 밑바탕, 홈런에 더 해진 98% 피땀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55초

‘국민타자’ 밑바탕, 홈런에 더 해진 98% 피땀
AD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승엽(삼성)은 ‘국민타자’로 불린다. 그 밑바탕은 홈런이다. 프로야구 31년 역사에서 가장 매서운 화력을 뽐낸다. 그간 남긴 발자취가 이를 증명한다. 이승엽은 지난 15일 대구 KIA전 2회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앤서니 르루를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6월 29일 대구 넥센전 이후 16일, 8경기 만에 때려낸 시즌 16호 홈런. 이승엽에게는 더 큰 의미를 가진 한 방이었다. 프로야구 통산 340홈런을 기록, 이 부문 역대 2위를 자랑하는 장종훈 전 한화 코치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 사이 1위인 양준혁 SBS 해설위원(351개)과의 격차는 11개로 좁혀졌다. 홈런의 가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일 통산 499호 홈런으로 500홈런 고지에 단 한 개만을 남겨놓았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9년 동안 324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이후 진출한 일본 프로야구에서 8년 동안 159홈런을 터뜨렸다. 국내로 복귀한 올 시즌 16홈런을 보태며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뒀다.

최근 타격 페이스를 감안할 때 500홈런 고지 입성은 19일 마침표를 찍는 전반기 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승엽은 전반기까지 한화와의 3연전만을 남겨놓았다. 올 시즌 한화전에서 배트는 꽤 날카로웠다. 1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8리(44타수 14안타) 4홈런 13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홈런과 타점은 모두 타 구단 상대 때에 비해 많이 올렸다. 중앙의 거리가 114m로 비교적 짧은 대전구장의 덕을 봤다고 보긴 어렵다. 이승엽은 올 시즌 대전구장을 세 차례 밟아 홈런 1개를 쏘아 올렸다. 5월 29일 송신영으로부터 뽑아낸 시즌 9호였다. 대형아치는 충분히 재현될 수 있다. 대전구장은 ‘홈런 밭’이나 다름없다. 올 시즌 소화한 26경기에서 44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수치는 무려 1.69개다. 올 시즌은 3경기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이승엽도 과거 대전구장의 혜택을 누렸다. 국내에서 때려낸 340개의 홈런 가운데 19개를 이곳에서 쏘아 올렸다. 대구구장(202개), 잠실구장(31홈런), 광주구장(25홈런)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한일 통산 500홈런에 꽤 근접했다 봐도 무방한 주된 이유다.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전성기 때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일본리그 진출 전 3.53경기당 1개씩 그려낸 대형아치는 올 시즌 4.63경기당 1개로 간격이 길어졌다. 더구나 제 7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3연전이 모두 치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국민타자’ 밑바탕, 홈런에 더 해진 98% 피땀


정작 이승엽은 대기록 달성에 연연하지 않는다. 통산 499홈런을 때린 뒤 그는 “500홈런을 빨리 치는 것도 좋지만 타격 페이스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서두르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홈런보다 삼진을 두 차례 당해 화가 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일 프로무대를 통틀어 그간 50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는 33명에 불과하다. 136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는 배리 본즈(762개)를 비롯해 26명, 76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는 왕정치(868개), 장훈(504개) 포함 7명이다. 이 가운데 현역으로 뛰는 건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643개), 짐 토미(필라델피아 필리스, 609개), 매니 라미레즈(오클랜드 어슬렉티스, 555개), 마쓰이 히데키(탬파베이 레이스, 미일 507개) 등 4명뿐이다.


무대가 다르다고 홈런의 가치는 뚝 떨어지지 않는다. 이승엽은 새로운 도전으로 리그 적응 등에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해영 XTM 해설위원은 “손목 파워, 스윙 궤도, 홈런 생성 존, 실투를 놓치지 않는 선구안 등 홈런에 필요한 다양한 조건들을 모두 갖췄다”라면서도 “‘국민타자’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끊임없이 타격 폼을 수정하고 스스로 이론적인 부분을 공부하는 등 노력이 더 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야구 관계자도 “최고의 자리에서 안주하는 법이 없다. 늘 더 큰 목표를 세우고 도전한다”라며 “36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리그 홈런왕을 겨냥하는 올 시즌도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시즌 이승엽과 정면승부를 벌이는 투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전 실력을 재현해내는 배트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