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전반에 대한 책임, 사업주에게 있어"
서울고법 행정2부(김창보 부장판사)는 오토바이로 회사업무를 하던 중에 친구를 태우고 가다 사고를 당한 육류판매업체 직원 임모(21)씨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승고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출장길에 만난 친구를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웠지만 정상적인 출장 경로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출장 전반에 대한 책임이 사업주에게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임씨가 무면허로 운전한 것에 대해서도 회사가 직원들이 출퇴근시나 출장시 개인 소유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원고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이용한 것은 업무수행 과정에 수반되는 위험 범위 내에 있으며, 오로지 무면허운전이 사고발생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씨는 2010년 4월 회사물품을 운송하기 위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서울 강동구의 한 3차선 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달린 1t 화물 트럭과 부딪혀 장기가 손상되는 등 크게 다쳤다.
임씨는 “회사의 지시로 물품을 운송하던 중 사고가 났으니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냈으나 공단이 이를 거부해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친구를 데려다 주다가 발생한 사고로서 사적행위로 보이므로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양신청 청구를 기각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