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규 대표 '제조업체만 인수' 전략…해외업체로도 대상 늘려 세 확장 박차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2022년 매출 2조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업체를 찾고 있다."
3일 기자와 만난 이영규 웰크론 대표는 "지금까지 인수한 곳은 모두 국내 업체들이었지만 해외 업체도 검토 명단에 올려놓고 분석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에게 인수합병은 양 날의 검이다. 회사의 내실을 키울 수도 있지만 자칫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는 지난 수년간 외줄타기 곡예를 벌여왔다. 지난 1992년 산업용 섬유 업체 웰크론 설립 후 2007년 위생용품 업체 예지미인(현 웰크론헬스케어), 2010년 플랜트 업체 한텍엔지니어링(현 웰크론한텍)과 산업용보일러 업체 강원비앤이(현 웰크론강원) 등을 연달아 인수한 것. 결과는 좋다. 2002년 250억원이던 웰크론 매출액은 올해 그룹 총 매출액 25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10년 만에 10배 가까이 그룹 외형이 성장한 셈이다.
비결은 시너지 효과다. 4개 계열사가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성장하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해외 수출이 많은 웰크론강원의 바이어 정보를 다른 3개사가 활용하는 식이다. 이 대표는 "웰크론헬스케어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를 웰크론이 공급하는 등 우리 그룹에서 독자적으로 경영 활동을 벌이는 곳은 없다. 최소 2개사 이상 연결돼 있다"며 "4개 회사가 함께 움직이며 시너지를 내는 게 성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시너지가 그냥 나오는 건 아니다. 웰크론 그룹은 매년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야간행군, 등산 등을 한다. 계열사 간 이질감을 줄이고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자체 바리스타를 채용해 카페테리아를 운영할 정도로 직원 복지에 신경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 회사는 지하에 헬스클럽, 사우나 등을 갖췄다. 이 대표는 "그룹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을 결합시키는 힘이 중요하다"며 "매년 순이익의 30%를 복지와 인센티브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가 인수합병 업체는 '물' '에너지' '환경' 이라는 콘셉에 맞아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의 산업 성장 추세가 이 3가지 요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란다. 그는 "소비자가 점차 건강과 환경에 신경 쓰는 등 웰빙 제품을 찾고 있다"며 "추가 인수 업체는 바이오, 수처리 등 웰빙과 연관된 곳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합병에는 이 대표 만의 원칙이 있다. '제조 업체만 인수한다'는 것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업종이 각광받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다. 그는 "제조업은 공장이 있어야 한다.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는 소리다. 또 생산이나 제조를 하는 와중에 노하우가 축적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사람이 떠나도 기술이 남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전에 한 IT 회사로부터 인수 제의를 고민 끝에 거절한 적이 있다. 앞으로도 제조사만 인수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이 대표가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불리기에만 매달리는 건 아니다. 외부와의 기술제휴에도 적극 나서는 등 기술력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기술제휴를 맺고 액체 방탄복을 개발 중인 것도 일례다.
이 대표는 "지금은 노하우(know-how)가 아니라 노웨어(know-where) 시대다. 기술 있는 곳을 찾아 재빨리 손을 잡아야 한다"며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목표 매출액인 25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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