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시장 꺾였다 말하는 자문사 될 것"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오래전부터 독립을 생각해왔어요. 자문사 성공은 스타매니저 한명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상호보완하는 인력시스템으로 자문사 한계 극복해 나갈 겁니다."
이달 초 자문사 등록을 마치고 '새내기 자문사'로 출발한 김태홍 그로쓰힐투자자문 대표가 새로 장만한 여의도 사무실에서 싱긋 웃으며 기자를 맞았다. 갓 출발선에 선 그로쓰힐투자자문 사무실은 이제 막 상호를 내건 벤처 느낌 그대로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표실 한쪽 벽면이 전면 통유리라는 것. 임직원과 대표가 업무중 무엇을 하는지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구조다. 김 대표는 "임직원들과 언제든 소통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내 김 대표의 휴대폰은 분주히 울려댔다. 프리젠테이션을 돌며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 대표는 "우량 비상장법인·신기술금융회사가 고객으로 가입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자문업계 1위 브레인투자자문의 초창기 멤버이자 부사장으로 있던 김 대표가 돌연 퇴사했을때 업계는 술렁였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주식시장이 극심하게 위축된 지금 '자문사 설립'이 옳은 판단이냐는 우려도 있었다.
김 대표는 "상승장 외에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내는 액티브헤지 전략의 자문사는 없었다"며 "하락장에서도 고객에게 자신있게 '시장이 꺾였다'고 얘기하고 '자산을 지켜주는' 자문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800 언저리를 맴돌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요즘이 그로쓰힐 가치가 빛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성장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재직 시 가치투자, 브레인에서는 모멘텀 투자를 습득한 김 대표는 3사의 강점은 취하고 약점은 보완하겠다는 포부다. 인력구조도 마찬가지다. 일임·랩 담당은 미래에셋운용 시절 손발을 맞춘 황대준 전무가, 헤지펀드 담당은 미국계 헤지펀드회사인 이튼파크에서 아시아지역 헤지펀드를 운용했던 최형규 전무가 맡아 전문성을 높였다.
김 대표가 내세운 투자전략은 '다이나믹 헤지전략'이다. 상승장에서는 주식비중을 90% 이상 높이고, 하락장에서는 주식비중을 30% 미만으로 확 줄이는 한편 인버스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해 헤지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대세하락장에서 말못하고 주식을 들고 있는 펀드매니저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며 "선물·인버스·레버리지ETF 등 다양한 헤지수단을 활용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사 흥망성쇠 이유를 '투자철학·문화의 부재'로 꼽는 김 대표는 "대주주의 입김이 크거나 보상체계가 명확하지 않은 자문사는 인재가 떠날 수밖에 없다"며 "전체 프레임을 공유하고 적합한 역할과 보상을 부여해 조직원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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