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2억원 미만 서울 전세 아파트가 4년여만에 절반으로 줄었다. 임대시장에서 대기 수요가 늘면서 2009년 이후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한 결과다. 반면 2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절반 이상 증가했다. 서민들의 저렴한 전세찾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평균 전셋값 2억원 미만의 아파트는 2012년 6월 현재 42만4000여가구로 2008년 말 77만8000여가구에 비해 45% 줄었다. 같은기간 2억원 이상 아파트가 113%(43만9000여가구) 증가해 80만가구를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전세 1억원 미만의 아파트는 12만6425가구에서 4만6725가구로 63%나 급감했다. 1억원대 전세 아파트도 2008년말 65만1736가구에서 37만7994가구로 42% 줄었다. 갈수록 저렴한 전세 아파트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구별로는 ▲광진(-93%) ▲성동(-91%) ▲동작(-82%) ▲중(-76%) ▲서초(-75%) ▲용산(-71%) ▲송파(-70%) 순으로 조사됐다. 은평, 금천, 노원 등 서울 강북권을 비롯한 외곽 지역은 20%대의 감소폭으로 비교적 낮았다. 2억원 미만 아파트 감소폭이 큰 지역은 이 기간 평균 40~50%대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37%의 상승률을 보인 서울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저렴한 전세 아파트가 줄어드는 동시에 주 수요층인 1~2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울에 거주하는 1~2인 가구는 2010년까지 10년새 59%가 늘어 전체 가구의 절반(47%)에 육박했다. 지난 2000년 인구 통계 조사에서 102만6908가구였던 서울의 1~2인 가구는 2010년 163만6133가구로 증가했다. 전체 가구 중 1~2인 가구 비중도 30%에서 17%p나 높아진 상태다.
이기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잇따른 전세 안정대책과 전셋값 급등 이후의 조정 현상으로 올 상반기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국지적인 약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 재건축 이주가 집중되거나 주택 경기 악화에 따른 임대수요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지역별 전셋값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신혼부부나 싱글족, 독립한 중장년층 등 세대 분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도 전셋값 상승세가 맞물리면 임차인들의 저렴한 전세찾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에서 2억원 미만 전세 아파트가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로 조사됐다. 총 9만4103가구로 ▲도봉(4만5331가구) ▲구로(3만949가구) ▲강서(2만7402가구)가 뒤를 이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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