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소기업계 맞춤형 '주치의'로 불리는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사진)이 또 한번 '대수술'에 나섰다. 기술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중소기업 전용 연구개발(R&D) 사업 전반에 칼을 댄 것이다. 중소기업 전용 R&D 사업 전반이 대폭 변경되는 것은 15년 만이다.
송 청장은 26일 중소기업 전용 R&D 사업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 안의 핵심은 저변 확대와 수요자 편의성의 강화다. 지원구조와 절차 등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쉽고 편리하게 R&D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송 청장은 "그동안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하거나 없는 다수의 중소기업은 정부의 R&D 지원사업에서 소외돼 왔다"며 "기술개발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도 R&D 지원을 통해 혁신역량을 키우나갈 수 있도록 정책을 과감히 개편했다"고 강조했다.
송 청장은 그동안 R&D 지원에 취약했던 소기업 전용의 소액과제(제품ㆍ공정개선사업)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제빵ㆍ세탁 등의 분야도 R&D 사업에 참여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유사사업 통폐합으로 세부과제를 단순화하고 기존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의 지원대상을 업력 5년 이하 창업초기기업 전용으로 특화했다. 더불어 최근 어려운 국내외 환경을 감안해 중소기업이 연구개발 성공시 납부하는 기술료도 종전 정부 출연금의 20%에서 10%로 줄였다.
송 청장이 중소기업 전용 R&D 사업을 전반적으로 바꾼 것은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정책 지원을 강조하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송 청장은 평소에도 중소기업들이 사업을 하는데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느끼는 비효율적인 정책들을 과감하게 바꾸거나 새롭게 도입했다. 그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재직할 당시 만든 '건강진단사업'도 대표적인 혁신 사례다.
이 건강진단사업은 기업진단 전문가가 기업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처방전까지 제시하는 원스톱 서비스다. 업체들이 중진공에 건강진단을 신청하면 전문가들이 알아서 아픈 곳을 찾아내 치유하는 시스템이다. 기업의 규모와 업종 등 다양한 유형에 맞게 13개 진단모형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정확도를 높였다. 중소기업 종합병원을 만든다는 송 청장의 새로운 발생에서 추진된 제도다.
송 청장은 "건강진단사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 적용돼 중소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이번에 개편된 R&D 지원사업도 건강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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