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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뛴 50년·뛸 50년]수출액 10만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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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털에서 디지털로
무역 달려온 50년, 그 성장의 기적


[무역 뛴 50년·뛸 50년]수출액 10만배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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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전쟁으로 폐허가 된 1954년 한국의 수출액은 고작 2400만달러, 무역액은 2억42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한국 경제는 1948년 건국 이후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시작하기 전인 1960년대 초까지 농림어업의 1차산업이 이끌어왔다. 농림어업이 전체 경제의 40% 전후를 차지했던 1960년 제조업은 10%를 겨우 넘어섰을 뿐이다.

1946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은 오징어와 중석(텅스텐)으로 주로 중국과 일본에 연간 35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1960년대는 철광석과 무연탄, 오징어, 흑연, 돼지털 등 광물과 농수산물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 했다.


본격적인 경제발전이 시작된 것은 1962년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행하면서부터다. 이로써 농업 생산력 증대와 함께 전력·석탄 등의 에너지 공급원 확충, 기간산업과 사회간접자본 확보, 수출증대로 국제수지 개선 등을 내용으로 정유·비료·화학·전기기계 등의 기간산업과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1970년대 초 전체 수출의 90%를 제조업이 차지하면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룩했다. 아울러 초반 노동집약적 산업들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주로 도시근처의 산업단지에서 생산활동을 시작, 주요 도시의 대도시화를 촉진시키게 됐다.


특히 이 시기에 괄목할 성장을 이룬 분야로는 섬유, 신발, 전자산업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섬유와 신발산업은 대부분 생산 시설이 해외로 이전해 국내에서는 기술개발, 디자인, 상품개발 등이 남아있지만 전자 산업은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 한국을 대표하는 대표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1974년에서야 한국 무역규모는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당시 수출 산업을 발전시킨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에 호응, 중화학공업을 이끄는 경제주체로 등장했다.


또 공기업을 중심으로 주도적으로 추진한 철강산업과 조선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해외를 뛰어다는 기업가들의 사례가 중화학공업의 신화로 자리잡게 됐다.


경제 5개년 계획으로
산업구조 체질바꿔
무역1조달러 시대
세계 8대 경제대국

이러한 성과로 1970년대 제조업 수출의 80%가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으로 이뤄졌으나 1980년대 초에는 중화학공업 제품과 경공업 제품이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이어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은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 무역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1995년 2000억달러, 2005년 5000억달러 돌파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무역규모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는 기술개발과 시장개방이라는 큰 흐름이 등장했다. 선진국의 기술보호 견제가 심화되고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등 후발공업국들의 추격이 시작됐으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국제적인 변화가 찾아왔다. 아울러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하는 첨단기술 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며, 그동안 정부 개입형 산업발전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2000년대 들어 시장개방과 기술개발을 통해 산업 구조조정에 직면하게 됐다.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과제가 등장하면서 신기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환점에 서게 된다.


지난해 한국은 수출 5150억달러, 수입 4850억달러를 달성하면서 총 무역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넘기면서 65년 만에 수출액은 10만배 이상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무역규모 1조달러 달성은 대외적으로 한국이 거대 선진 경제권에 진입했음을 알려주는 국격 상승의 지표이자 한국제품에 대한 후광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징적인 지표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세계 국가들 가운데 수출입을 합산한 교역규모 1조달러를 넘긴 나라는 미국, 일본 등 8개국에 불과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3대 수출품은 반도체(507억달러), 선박(491억달러), 자동차(354억달러)가 차지했다. 40년 만에 가발·철광석·합판이 IT와 선박·자동차·스마트폰 등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처럼 경제 체질이 수출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나날이 발전을 거듭해왔다. 1950년 당시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순위는 85위, 10년 뒤인 1960년에도 88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후 1970년 43위로 급상승한데 이어 1980년에는 26위로 뛰어 올랐다. 1990년과 2000년 각각 11위와 12위를 기록하게 됐다.


올해 역시 수출실적 5000억달러 달성이 유력해지면서 우리나라는 1962년 세계 104위(5500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 규모가 50년 만에 1만배 증가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역 2조달러 시대를 가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수출액은 2.5배가 늘었지만 취업과 고용인원은 각각 1.2배 1.3배로 증가율이 절반에 그쳤다. 같은 기간 내수시장도 1.9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과 내수의 격차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는 점점 굳어지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1992년 우리나라 수출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0%와 40%였지만 작년에는 각각 67%와 33%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출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대기업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포스트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위한 혁신과제로 ▲수출 품목 다각화를 위한 탈제조·결합형·공격형 연구개발 ▲에너지, 환경 등 비관세 무역장벽 대응형 연구개발(R&D) 확대 ▲정부 출연연구기관과 중소기업 연계 및 자유무역협정(FTA) 지역 정보·연구역량 강화 등을 꼽았다.




오현길 기자 ohk041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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