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통령선거 승리의 방정식에서 충청권은 언제나 중요한 변수였다. 민주화 이후에 치러진 대선에서 매번 '충청이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오는 12월 치러지는 제18대 대선에서도 충청권이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중원싸움'은 그래서 뜨겁다.
지난 4ㆍ11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충청권에서는 새누리당이 근소한 우위를 차지했다. 세종시를 포함한 충청권 25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12석, 민주당이 10석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18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1석을 얻는데 그쳤지만 '대반전'에 성공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지역구 의원 한 명 한 명이 대선 조직력의 근원이라서 정당별 의석 분포는 무시하기 어려운 요소다.
주목할 것은 선진통일당이 가져간 3석이다. 지난달 30일 선진통일당 전당대회에 불참한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은 조만간 탈당해 새누리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의석 구도에 있어서 새누리당으로의 보수 결집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현재의 새누리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선진통일당을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를 보수표 확장의 한 축으로 끌어안는 것도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이 전 대표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의석 기반에서 새누리당에 다소 열세인 민주통합당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 중심의 '풀뿌리 조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역정치의 특성을 감안하면 의석 분포가 한 쪽으로 현저하게 기울지 않는 한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정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을 내비쳤던 염홍철 대전시장(선진통일당)은 최근 "당적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가 세종시 초대 의원이 되면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세종시 상징성'을 희석시킨 것은 민주당에 고무적이다.
중요한 건 충청권 내에서의 계파 관리 및 결속이다. 충남의 경우 안희정 지사를 중심으로 친노(親노무현)세가 강해 이해찬 대표의 직접적인 컨트롤이 가능하다. 충북은 이시종 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손학규 상임고문의 입김이 세다.
충남 지역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충청권은 민주당 내 계보나 계파가 상징적으로 뒤엉켜있는 곳"이라면서 "후보 경선 과정에서 조직력이 흐트러지느냐, 아니면 민주당 전체의 지지기반으로 응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충청권 유권자들은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 어느 후보든 압승은 어렵다는 얘기다.
충청권은 막판까지 표심을 드러내지 않다가 유력 후보에게 투표하는 '사표 방지 심리'가 강하게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여야의 주요 대선주자 가운데 충청권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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