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동아시아 전문가인 윌리엄 페섹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4일 '2012서울아시아 금융포럼'에서 "아시아는 6개월 내에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며 "이제부터는 아시아가 (국제 경제에서)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 "현 상황에서 어떤 시나리오도 예측할 수 없다"며 "그리스가 그대로 유로존 안에 있을지, 국가부도를 선택할 지 모르지만 만약 부도를 택한다면 리먼브라더스 파산과는 비교가 안 되는 충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7년에는 아시아가 세계에 (도와달라는) 메세지를 보냈지만, 지금은 세계가 아시아에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며 "이제는 모든 돈이 아시아에 몰려드는 '아시아 유동성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나 페섹 칼럼니스트는 "세계의 투자가 한 쪽으로 몰리면서 아시아로 거품이 몰리고 있지만, 그 이유는 아시아가 커가는 것 때문이 아니라 채권수익이 높기 때문"이라며 아시아의 유동성이 순수하게 아시아의 성장 때문이라는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입지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아시아의 발전의 토대가 되었던 선진국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 페섹은 "주요7개국(G7)에 대해 'G0'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0% 성장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성장둔화)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중국의 경우 세계 경제의 '와일드카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외환위기 이후 전세계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지만, 중국은 디플레가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같은 방법을 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연간 10%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지금으로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선진국들이) 중국의 성장동력이 되어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페섹 칼럼니스트는 "여차하면 아시아에 97년(외환위기)이 다시 올 수도 있다"며 "정책입안자들은 경제를 안정시키고, 역외시장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시아는 97년 이후 먼 길을 걸어왔다"며 "앞으로 건전한 정책을 유지해야 하고, 아시아로 유입되는 자본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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