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경영의 가장 큰 화두를 꼽자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공유가치창출(CSVㆍCreating Shared Value)이 아닐까 싶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은 10여년 전부터 부쩍 높아졌다. 과거 기업의 역할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경제에 이바지하는 재무적 성과에 한정됐으나 최근 이 같은 관점에서 나아가 계층 간 부의 갈등, 환경오염, 사회부패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상생요소에 적절히 대응하는,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활동을 포함하는 비재무적 성과를 강조하게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는 위와 같은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CSR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켰다. 기업이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공유가치 창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CSV의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CSV가 수익을 염두에 둬야 하는 기업의 근본 속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의 가능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지탄받거나 친환경적이지 않은 기업은 아예 투자리스트에서 제외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ment)' 기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연구기관의 리서치에 따르면 이러한 임팩트 투자시장은 2020년 약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향후 10년간 투자자의 관심이 가장 집중될 투자유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매년 선정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리스트를 보면 이러한 임팩트 비즈니스가 CSV를 지향하는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트렌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시스코, 제너럴 일렉트릭(GE), 스타벅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그 예다. 이 기업들은 저개발국에 교육센터를 지은 다음 돈을 받지 않고 교육을 실시한다. 열악한 도농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자금 및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공정무역'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임팩트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기업은 장기적 안목의 투자를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전 세계적인 투자대상이 되도록 해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실질적인 CSV를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예탁결제원(KSD)도 '공동가치창조'를 경영이념으로 정하고 CSV와 관련한 많은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노사공동 봉사단인 '해피메이커스'가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KSD 나눔재단'과 '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해 청소년, 장애인, 농어촌 및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안정과 자립을 돕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 그들의 금융시장 참여와 이용을 도와주고 종국에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발전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 KSD의 임팩트 비즈니스라고 확신하고 있다.
세계적 금융정보회사인 미국의 다우존스(Dow Johns)와 글로벌 기업평가기관인 스위스의 샘(SAM)이 작성하는, 전 세계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정도를 보여주는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가장 강조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수행 체계화'라고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인식하고 임팩트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워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 임팩트 투자리스트의 상위 '톱 10'이 우리 기업으로 채워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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