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취임 당시 4.2%였던 소비자물가는 2.5%로 둔화됐고 지난 1년 동안 월 평균 44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기쁜 일도 있었죠.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 경기 개선 효과가 노력에 비해 빠르게 나타나지 않아 송구스럽습니다."
내달 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소감이다. 박 장관은 31일 '취임 1년 소회와 각오'를 통해 "지난 365일, 하루하루를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면서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이어 "결승선을 앞 둔 마라토너의 마음가짐으로 남은 힘을 모두 쏟아 부어 민생을 챙기겠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서민생활 안정과 일하는 복지, 맞춤형 복지를 강화하고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지난 1년 성과는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로 요약된다. 취임 초 4%를 상회하던 물가상승률은 최근 2% 중반대로 둔화했고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7개월 연속 40만명 이상 취업자가 증가했다. 지난 1ㆍ4분기에는 저소득층 소득이 빠르게 증가했으며 소득 5분위 배율은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분배 지표도 개선됐다.
경제 운영 성적은 "무난했다"는 평이다. 거시정책협의회를 만들어 위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상황별 대응 방안(컨티전시 플랜)을 지속 보완했다. 또 재정을 조기 집행(1분기 32.3% 집행)하고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책 미세 조정(파인 튜닝)을 통해 상반기 어려운 경기 흐름을 보완했다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 둔화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무역 1조달러를 최초로 달성했으며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 경제 영토도 넓혔다. 또 한-일ㆍ한-중 통화스와프 체결 및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역내 안전망을 구축, 금융시장 위기를 예방했다. 유로존 위기 대응 관련 IMF 재원 확충 논의 시 4000억달러 이상을 달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향후 중점을 둘 과제로는 ▲경제 체질 강화 ▲서민생활 안정 ▲미래 성장동력 확충 등이 꼽힌다. 지난 1년 동안의 성과로는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박 장관은 대ㆍ내외 동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상황별 대응 방안 재점검, 유관기관 간 유기적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가계ㆍ기업ㆍ정부 부문의 취약 요인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물가와 고용 등 지표 경기 개선에도 서민들이 느끼는 경기 여건을 여전히 어렵다는 판단 아래 국민과 소통하면서 가격 정보 공개 확대, 경쟁 촉진, 유통 구조 개선 등 시장친화적 방식을 통해 물가 안정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의료ㆍ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 내수를 확대하고 신성장동력 기술을 조기에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저출산ㆍ고령화, 기후 변화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중장기 구조적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해법을 모색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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