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올초 취업에 성공한 박모(29)씨는 회사와 가까운 소형 오피스텔에 둥지를 마련했다. 오피스텔이다보니 세탁기, 냉장고, 옷장 등은 붙박이로 설치돼 있어 큰 살림살이를 들여놓을 필요는 없었다. 공간 활용도를 감안해 침대와 작은 서랍장 몇 개만 단품으로 샀다. 박씨는 "평수가 작고 나중에 이사갈 때를 대비해 공간박스 여러 개와 수납장을 배치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며 "주변에 대학입학이나 취업과 동시에 따로 나와 생활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1인 가구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결혼율 하락과 만혼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80년대 38만구였던 1인 가구는 1990년 102만 가구,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0년 414만 가구로 급증했다. 이들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에서 23.9%로 5배 가량 높아졌다. 오는 2035년이면 34.4%(762만8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될 정도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최근 가구 구매 경향은 장롱, 침대, 서랍장 등 침실세트 개념에서 침대, 서랍장 등 단품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혼부부가 혼수로 마련하는 비중이 높은 침실세트 비중은 낮아진 반면 싱글족들이 선호하는 단품목과 거실가구 등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것.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주요 테마는 공간 활용이다. 넓지 않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실용성과 디자인을 갖추고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라= 1인 가구는 '공간 활용'과 '맞춤형'을 특징으로 한다.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 등 넓지 않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싱글족에게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건 일종의 '임무'다. 리바트 관계자는 "기존 싼 가격의 비 브랜드 가구를 구매했었지만 점차 사후관리(AS)용이성, 내구성, 디자인 등을 이유로 1인 가구에서 브랜드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각 가구업체에서도 싱글족을 겨냥한 가구를 속속 출시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거실 공간 인테리어는 특별하다. 집안 인테리어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인데, 막상 거실 공간이 좁거나 아예 없어 어떻게 꾸며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세트로 구성된 기존 가구를 배치하면 가격 부담은 물론이고 자칫 잘못하면 거실이 비좁아 보이기 때문이다. 리바트는 싱글족을 위한 거실장 '브라우니'를 선보였다. 수납장, 중앙장, 사이드장 등을 개별 구매할 수 있어 필요한 부분만을 사서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다. 가격 부담도 적어진다.
서재의 경우 싱글족에겐 불필요한 공간이다. 서재를 따로 낼 공간적 여유도 없을 뿐더러 서재 인테리어에 드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 자칫 잘못하면 갑갑한 느낌마저 준다. 리바트의 '티타임'은 현대인의 감각에 맞춘 모던한 디자인의 서재가구다. 공간 활용은 물론 실용성도 갖췄다. 리바트 관계자는 "책상은 익스텐션 서랍으로 최소 공간에 최대 면적의 상부 면적을 확보하고 하부 선반을 통해 수납효율과 발받침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주방가구에도 공간활용 바람= 주방가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일정한 장소가 사무 공간과 주방, 휴식 공간 등으로 시시각각 변신한다. 넵스가 개발한 '맘스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맘스 오피스는 주방일과 함께 독서, 인터넷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주방을 보조하는 별도의 주방이자 조리대와 홈바, 책상이 결합된 독립 구조다. 측면 서랍에서 슬라이드 형식으로 책상 공간이 나오고, 책이나 문구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도 숨어있다.
넵스 관계자는 "주방 한쪽에 만든 사무 공간인 맘스 오피스는 조리부터 식사, 여가까지 한 곳에서 가능해 소형 평형의 싱글족이나 별도의 다과 및 휴식 공간이 필요한 직장인들에게 맞춤형"이라고 말했다.
'나의 이야기'도 넵스가 선보인 올인원 콘셉트의 새로운 주방가구다. 책상에서 침대로 변신하고, 작은 주방까지 담겨있다. 주방에 침대라는 휴식 공간을 도입하는 파격으로 사용자의 만족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싱글족이 생활하기에 필요한 공간이 간결하게 구성돼 있어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 관계자는 "책상에서 침대로 바뀌는 과정에서 위에 올려놓은 물건이 그대로 유지된다"며 "싱크볼과 매입형 후드, 슬라이딩 서랍, 간이 식탁으로 구성된 작은 주방은 기능적인 측면은 물론이고 깔끔한 주방 공간을 연출한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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