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외이사 다음달 러시아공장 견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부자가 적극적인 해외시장 탐방을 지시했다. 해외시장 매출액 비중이 80%를 넘어서면서 임직원들의 현지공장 및 시장 방문을 적극 독려하는 모양새다.
3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 사외이사들은 정몽구 회장의 지시로 다음달 하순 러시아공장을 찾는다. 러시아공장 현황을 비롯해 현지 자동차 시장 파악 등이 주요 목적이다.
사외이사들의 해외공장 방문은 3년 전부터 본격 시행됐다. 정 회장은 당시 신임 사외이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현대차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해외공장을 방문하고 싶다"는 한 사외이사의 제안을 즉각 수락해 후속조치를 지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유럽 체코공장을 돌아봤다.
현대차는 사외이사의 해외공장 견학이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을 더욱 꼼꼼하게 살필 수 있어 '거수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사외이사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둘러봤을 때가 무척 감동적이었다"면서 "자동차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부품업체들이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게 경영교과서에 등장할 정도로 모범적인 사례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는 "국내공장 뿐 아니라 해외공장을 둘러보면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7월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임원들이 미국 시애틀을 찾을 예정이다. 현지의 혁신기업을 견학하는게 주요 목적인데,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관계자는 "7월 중순께 현지를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짜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산업현장 견학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정 부회장은 자동차와 이종산업과의 결합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과의 융합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 '블루링크'와 같은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확대되는 만큼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루링크는 지난달 선보인 신형 싼타페에 첫 상용화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세일즈포스닷컴과 구글을 잇달아 방문해 자동차와의 연관성을 집중 탐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IT기업 탐방이 정례화됐다"면서 "창의와 혁신에 대한 현대차의 의지를 강하게 나타내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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