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건설노조가 6월27일 총파업에 들어간다. 2만여명의 조합원과 함께 1000여대의 건설기계가 서울광장에 집결한다는 계획이다.
파업이 실행되면 인천아시안게임이나 평창올림픽 경기장 등 주요 공사현장의 공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현 정권이 수조원에 달하는 건설근로자들의 임금 체불을 해결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은 23일 건설노조 본조 회의실에서 투쟁본부 회의를 열고 총파업 일정을 확정했다.
노조는 지난 4월6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18대 대정부요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6월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총파업은 2만명이 서울에 모여 대규모 집회와 시위를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아직 장소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서울광장이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노조는 1주일간 서울도심에서 노숙투쟁을 벌인 후 지역으로 내려가 계속 현장파업을 이어간다.
이날부터 시작되는 파업에는 조합원 뿐만 아니라, 덤프트럭·굴삭기 등 1000여대의 건설기계가 동원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발전소 건설공사(강원도 삼척, 충남 보령 등), 고속철도 건설공사(논산·호남고속철 등),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공사, 평창올림픽 경기장 건설공사, 4대강 마무리 공사 등 대규모 국책사업 공사가 중단될 전망이다. 노조 측은 차량이 서울까지 진입하는 주요도로에서 막힐 경우, 도로에서도 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체 건설물량의 50% 이상이 정부나 지자체 혹은 공기업에서 발주하는 관급공사이지만 임금 체불, 근로조건 악화 등으로 건설노동자들에 삶의 질은 점차 낮아졌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현 정권내에서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진행했지만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점차 더 벼랑 끝으로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는 지난해 한 해 동안 건설기계 조합원에게 발생한 체불금액이 약 2000억원 정도"라며 "이를 전체 건설노동자 수로 환산해 계산하면 작년 한 해 동안만 건설현장 체불금액이 수조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란산 석유수입이 중단되면 기름값이 200원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과 물가 인상에 따른 압박이 건설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어 파업을 결정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한편 노조는 정부가 물가 인상에 따라 정부 발주 및 관리 공사 현장에 추가로 공사비를 지급했지만, 공사비가 건설노동자에게 지급되지 않고 유용됐다는 정황도 파악해 검찰 고발도 준비 중이다.
다음은 건설노조 제시한 18개 대정부 요구안이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적용
▲건설기계 임대료 및 건설노동자 임금체불 근절
▲건설기계 표준임대차계약서 의무작성
▲표준품셈에 의거 표준(적정) 건설기계 임대료 책정
▲건설기계 보험료 인하 및 제도개선
▲건설기계 리콜제도 전면 시행
▲화물로 등록된 덤프규제 강화
▲건설(건설기계)노동자 4대 보험 및 퇴직금 전면 적용
▲전문신호수제도 도입
▲타워크레인 벽체지지고정 방식 원칙화
▲경량무인타워 자격증 제도화
▲타워크레인 민간 검사업체 위탁폐지 및 검사강화
▲타워크레인노동자 실업대책 마련
▲건설노동자 적정임금제 도입
▲악천후 수당(동절기 휴업 수당 등) 도입
▲건설기능훈련사업 강화 및 예산지원 확대
▲건설근로자공제회 생활자금 대부 사업 종료 반대
▲전기원노동자 국가자격증 제도 도입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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