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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수출입은행, 이번엔 해외PF 신경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2초

-IB업무 이어 밥그릇 싸움 2라운드
-"중동 수요 늘어 직접 대출", "출혈경쟁만 불러" 대립각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가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를 확대하며 기존에 해외 PF를 독점하다시피 했던 수출입은행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수은이 지난해 투자은행(IB) 업무 확대를 발표하며 정금공의 심기를 건드린 데 이어 양 기관간 신경전 '2라운드'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21일 정책금융공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와 해외PF 대출 조직 구성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20명 이상의 인원을 확충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해외 PF부문을 확대, 향후 5년간 10조원 규모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동붐을 타고 기업들의 해외 PF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우 내수에 치중해 참여도가 낮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기관인 정금공이 직접 나서서 해외 PF대출을 추진하겠다는 것.

하지만 수출신용기관(ECA)으로서 해외 PF를 도맡아 온 수은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ECA는 상품 및 서비스 수출을 위해 보증ㆍ대출을 해 주는 제도로, 한 나라에 ECA 대출 기관을 두 곳 이상 두면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 중소기업에 대한 온렌딩(간접대출)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금공은 반면 수은이 독점해 온 해외 PF대출 부문에서 경쟁이 벌어지면 수출기업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간다는 논리다. 또 법적으로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사회기반시설 설립 등의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만큼 온렌딩에만 치중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정금공과 수은의 신경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수은은 지난 해 금융자문실을 신설하고 IB 업무를 확대하는 한편, 수은법 개정도 추진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정책금융기관 부문 기능 재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재편 대상'으로 분류됐던 정금공은 "수은법에도 없는 IB 업무 확대는 월권"이라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두 기관의 신경전이 결국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이다. 해외PF 대출이나 IB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세 불리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것.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몸집 늘리기에 나선 정금공이나, 자기 밥그릇 지키려는 수은이나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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