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브랜드에 부품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해 온 만도가 해외에서 브랜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와의 잇단 계약 체결로 브랜드 위상과 매출은 상승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보니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매출처 다변화 과정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이익률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16일 완성차 부품업계에 따르면 만도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6.0%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4.4% 대비 1.6%포인트 증가했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1차 밴더인 현대위아와 현대모비스의 회복세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만도의 부진한 수익성은 중국, 미국, 유럽 등 지역별 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만도가 지난 1분기 중국에서 기록한 영업이익은 11.4%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지난 분기 대비 -1%포인트 감소했다. 1년만에 매출액이 30%이상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5곳의 주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지역 성과도 기대만 못하다. 지난 1분기 미국 지역 영업이익율은 1.6%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줄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1.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8%이상 급감했다.
반면 만도의 한국시장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대비 0.7%포인트 증가하고 지난 분기 대비 1.2%포인트 늘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납품비중은 약 40%로 과거에 비해 매출처를 다변화하는데 성공했으나 기대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만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공장 신축비용과 연구비가 증가한 탓에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줄어들었다”며 “중국 시장에서는 임금인상과 중국 완성차 브랜드 조인트벤처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만도의 해외실적은 매출처 다변화를 위해 릫박리다매릮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만도는 최근 몇 년 동안 BMW, 폭스바겐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나 겨우 수지를 맞추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만도 시스템연구소 한 연구원은 “과거 집중됐던 매출비중을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들과 공급계약을 맺고 있으나 아직까지 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1,2차 등 하청업체간 구조적인 문제도 여전하다는 평가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현대차, 기아차의 1차 밴더의 영업이익률은 두 자릿수대에 육박하지만 2,3차 밴더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자동차 담당 한 연구원은 “만도의 매출처 다변화 노력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할 전망”이라면서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대비 사실상 하위 밴더라는 한계와 함께 현대차, 기아차 매출비중도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단기적으로 영업이익률 회복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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