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명단을 발표한다.
강 비대위원장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당 안팎의 인사 10명 안팎으로 구성하고 비대위 사무를 총괄할 집행위원장은 계파별 안배를 통한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화합형 비대위를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집행위원장은 옛 민주노동당계인 민병렬 부산시당 위원장과 국민참여당계인 권태홍 중앙위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민 위원장은 당권파는 아니지만 민족해방(NL) 계열 중 울산연합 출신이라는 점에서 당권파 측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 내부인사도 계파별 안배가 눈에 띈다. 비당권파인 방석수 울산시당 부위원장(민노당 울산연합)과 이정미 전 민노당 최고위원(민노당 인천연합), 이홍우 전 새진보통합연대 집행위원장(진보신당 탈당파)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전 최고위원은 비대위 대변인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외부인사로는 최근 폭력사태 이후 '진보 시즌 2' 운동이 필요하다며 입당한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와 '진보논객'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비대위는 핵심 지지세력인 민주노총과의 관계 회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대위는 민주노총 측에 비대위원 한 명 정도를 추천해줄 것을 요청해,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내정됐다고 알려졌다. 유 위원장은 30%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해야 하는 임명직 당직 몫에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배타적 지지 철회와 집단 탈당 등 강경기류로 흐르는 민주노총을 다시 껴안고 가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권파의 비대위 참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당권파는 애초부터 '비대위 체제'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비례대표 경선 진상조사 결과의 부실함을 재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당권파 내부에서도 비대위 합류를 주장하며 지분 나누기를 시도하고 있고 비당권파 측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권파까지 참여하는 화합형 비대위가 꾸려질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대표적인 당권파인 이상규 당선자는 16일 "아직은 특별한 게 없지만 강 위원장과 물밑에서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해 당권파가 막판 비대위에 전격 합류할 가능성도 열어놓았다.
강 위원장은 당권파 측과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16일에는 비대위 인선을 마무리하고 발표한다는 계획이어서 비대위 구성은 통합진보당 사태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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