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교통지옥 한눈팔단 대형사고
중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길을 건너는 것이 가장 큰 고역이라고 종종 말하곤 한다. 한국에서는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지면 당연히 차들은 멈추고 사람들은 안심하고 건널 수 있는 것으로 알았으나 중국에서는 빨간불이고 파란불이고 먼저 가는 사람이 이기게 돼있다.
무단횡단이 너무나 일반화돼 있어서 빨간 불이 버젓이 켜져 있는데도 아기를 볼모삼듯 유모차를 앞으로 밀어내면서 길을 건너는 엄마들이 있는가 하면 10차선이나 되는 도로에서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를 부축해가면서 주행중인 차량 사이를 곡예하듯이 피해서 건너가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빨간불이 켜져 있다고 건너지 않고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으면 외국인이라는 농담처럼 중국인들에게는 길을 건널 때 빨간불 파란불의 차이가 없는 듯싶다. 그러나 파란불이 들어온다고 해서 안심했다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 다가온다. 파란불과 함께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는 사거리가 많아서 한국에서처럼 안심하고 앞만 보고 건너다가는 인정사정없이 들이닥치는 자동차와 마주보는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파란불에서도 바로 횡단보도로 내려섰다가는 우회전을 하려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자동차 등이 밀어닥치는 경우도 많다. 한국에서는 방어운전을 했다면 중국에서는 '방어 보행'을 해야만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횡단보도에서는 파란불이라도 좌우양측을 잘 살피고 건너면서도 계속 양측에서 차가 오는지 여부를 확인해야만 한다.
그러나 마냥 차들이 멈추기만을 기다리면 도로를 건널 가능성이 거의 없다. 중국 운전자들의 꼬리 물기는 너무나 악명이 높아서 보행자가 주춤하면서 차가 지나기를 기다리면 간격도 없이 자동차들이 꼬리를 물고 달려들어서 신호가 바뀌고 길을 건널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인도에서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인도를 차도삼아 다니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들이 워낙 많은 탓에 뒤에서 나는 소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갑자기 방향을 바꿔서 걷거나 하면 뒤에서 달려오던 자전거와 부딪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중국의 교통질서가 워낙에 악명이 높다보니 외국인들이 직접 운전을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혹여 직접 운전을 하는 경우는 중국 생활이 오래된 경우가 많다.
택시를 타고서도 늘 긴장해야한다. 안전벨트는 없거나 있어도 시트 뒤로 묶여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택시기사는 대부분 속도위반, 신호위반 등을 수시로 일삼기 때문이다. 단 1m의 틈만 보여도 차선을 바꾸는 것도 수시로 하는데다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서 중앙선을 넘어서 역주행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손님을 내려줘야 하는 곳이 차선 반대편이면 바로 좌회전을 해서 맞은편의 버스가 돌진하는 아찔한 순간도 발생한다. U턴 표시는 있으나 마나,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U턴을 하는 것도 중국의 교통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문제 중 하나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일반화되어있지 않는 탓에 교통사고가 나면 사상자가 크게 늘어난다.
최근 상하이에서는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넘어지면서 승객 1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과 기사 전원이 모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탓에 사고시에 10여명 이상이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가면서 사고 규모를 키웠다. 여전히 중국의 택시기사들은 안전벨트가 더러우니 매지 말라거나 없다는 식으로 크게 개의치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더욱 사람들을 놀랍게 하는 것은 고가도로나 고속도로에서 나가야 하는 도로를 지나칠 경우, 후진을 해서 나가는 것이다. 무려 10m이상을 후진해서 빠져나가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경적을 울리는 것도 중국의 교통 무질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신호가 바뀌거나 후진 차량, 보행자 등으로 인해서 앞차가 잠시라도 멈추려 하면 뒤의 모든 차량들은 일제히 경적을 울려댄다.
경적을 울린다고 갑자기 앞의 차량이 하늘로 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닌데도 10여분이 넘게 경적을 울려댄다. 자동차와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모두 양보를 안 한 탓에 좁은 골목길에서 양쪽 모두 3~4대의 차량이 꼬리를 물고 들어왔다가 오도 가도 못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더욱 아찔한 것은 사거리 등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버스와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이 뒤엉켜서 부딪히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경우다. 신호가 바뀌기 직전 속도를 높여 지나려는 차량과 미리 출발하려는 오토바이가 거의 정면충돌직전까지 가는 것도 아주 드물게 보는 상황은 아니다. 중국내에 차량이 많아지다 보니 교통 무질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도로 정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의 차량 대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억600만대로 1억대를 돌파했다. 이중 베이징의 자동차수는 5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은 자동차 숫자를 조절하기 위해서 자동차 번호판 추첨제도 등으로 자동차 대수를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개인 자동차의 빠른 보급 속도를 늦추지는 못하고 있다.
中 상업용 부동산의 代母 ‘소호차이나’
소호차이나는 지난 1995년 베이징에서 출발한 중국 최대의 상업용 부동산개발업체이다. 과거 석유부에서 근무했던 남편 판스이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던 부인 장신이 공동 창업한 소호차이나는 일본의 스몰오피스, 홈오피스(Small Office, Home Office)의 개념을 본따서 만들었다.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나 홍콩에서 자라고 영국 옥스퍼드를 졸업한 장신의 경우 블룸버그 통신 등에도 출연하는 등 중국 경제계를 이끄는 여성 리더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편 판스이는 소호차이나 회장으로 장신은 최고경영자로 회사를 맡으면서 부부가 나란히 포브스 매거진에서 선정한 중국의 부호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소호차이나는 베이징을 중심으로 대형 빌딩 프로젝트 등에 적극 투자해왔다. 매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로 인해서 지난해에는 목표 실적에 미달하는 유일한 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소호차이나측은 올해도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의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상하이 창닝 지역의 오피스 빌딩 프로젝트를 21억 위안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소호차이나의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에 달성에 실패한 230억 위안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금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판스이 회장은 전망했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chan@naver.com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교 래플즈 칼리지 경영학과에서 국제경영, 기업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년간 기자로 근무했다.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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