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TM기 2000대 확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공중전화부스에서 은행 업무를 본다? 휴대전화가 보편화되면서 애물단지가 된 공중전화부스가 기업은행의 '길거리 점포'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기업은행은 공중전화부스와 자동화기기(ATM)를 결합, 경쟁 은행에 비해 부족한 점포망을 보완하고 고객 편의를 높여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9일 "올해 '길거리 점포'인 공중전화부스 ATM기를 최대 2000대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의 공중전화부스 ATM기는 현재 350여대로 올해 내로 이 같은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선 매월 200여대씩 설치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현재 설치된 공중전화부스 ATM기는 점외 CD기와 비슷한 이용률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행이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한 ATM기 설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수신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은 올해 초부터 전국노래자랑으로 유명한 원로 방송인 송해 씨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기업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것은 물론, 송해 광고를 보고 기업은행으로 오게 됐다는 일명 '송해 효과'를 통해 광고 방영 3개월 만에 예금액이 1000억원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번 사업도 이미지 제고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중전화는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부스 외벽을 광고로 활용할 경우 더욱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최근 시중은행이 비대면채널을 꾸준히 늘리는 상황에서 기업은행도 현재 4000여대 안팎인 ATM 보유대수를 6000여대까지 늘려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수신기반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향후에는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금융정보 검색과 화상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 추가 개발에 힘을 기울여 공중전화부스 ATM기를 '스마트 점포(스마트 브랜치)'로 키운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공중전화부스 3칸을 리모델링해 만든 현재의 IBK 길거리점포는 왼쪽 2칸에 기업은행 ATM기를, 오른쪽 1칸에 공중전화와 시민 안전을 위한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해 실용성을 강조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공중전화부스 ATM기의 화상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금융상담을 받는 등 기술적인 것은 이미 가능하지만 문제는 고객의 수용성"이라며 "버전업시키는 것은 계속 고민해야할 부분이지만 결국에는 스마트 브랜치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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