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첫 당 대표 경선과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18대 총선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여당인데도 이 대통령 및 청와대는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다. 쇠퇴할대로 쇠퇴한 현 정부의 정치적 영향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원내대표 경쟁 구도에서 이런 모습이 뚜렷하다.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당의 정치적ㆍ정책적 안살림을 책임지고 당정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 교감을 넓히는 역할을 맡는다.
옛 한나라당의 18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은 친이(친이명박)계 핵심'홍준표(원내대표)-임태희(정책위의장)' 조합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을 원내에서 구현할 적임자로 평가받은 결과였다. 임태희 당시 정책위의장은 이후 대통령실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새누리당의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 후보는 남경필 의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한구 의원이다.
남 의원과 이 정책위의장은 쇄신파로 분류되며 이 의원은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친이계 중에서는 이병석 의원이 최근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고민했으나 뜻을 접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중심으로 짜인 현재의 당내 권력구도에 부담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4일 "이명박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힘을 아끼지 않았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 최측근 인사들이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불행한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데서 저의 쇄신을 시작하려 한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당 대표 경쟁구도도 비슷하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인 4일 모두 11명이 등록을 했다. 이들 가운데 황우여 원내대표, 이혜훈ㆍ유기준 의원, 정우택ㆍ홍문종ㆍ김태흠 당선자, 김경안 전북익산 갑 당협위원장 등 7명은 친박 또는 범친박으로 분류된다.
친이계 원유철ㆍ심재철 의원이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세를 얼마나 결집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번에 선출될 당 대표가 사실상의 '대선팀'을 진두지휘하며 야권과의 혈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친이계 인사들의 정치적 의미는 떨어진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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