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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딱따구리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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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딱따구리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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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여기저기 '국민배우' 천지다. 하지만 연기 '좀' 하고 얼굴 '좀' 된다 해서 모두가 국민배우 칭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넓은 연기 스펙트럼과 내ㆍ외적 호감 이미지 메이킹, 활발한 사회 참여 등이 필수 요소다. 영화 카테고리만 놓고 보면 안성기가 이 영역에 해당되는 배우일 것 같다.

태상준 기자의 CINEMASCOPE - '딱따구리와 비'

한국에 안성기가 있다면 일본에는 야쿠쇼 코지가 있다. 안성기보다 네 살 어린 1956년생 야쿠쇼 코지는 '쉘 위 댄스' '우나기'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등 일본의 대표 아트하우스와 상업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그는 롭 마샬 감독('시카고')의 '게이샤의 추억'이나 브래드 피트 주연 '바벨' 등 범세계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일본 대표배우. 그의 외모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일반인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 야쿠쇼 코지의 본명은 하시모토 코지. '야쿠쇼(役所)'는 구청공무원이라는 뜻이다. 빙고. 평범한 '공무원' 느낌의 야쿠쇼 코지는 스크린 안에서는 절대 범상치 않은 그만의 캐릭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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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와 비'(3일 개봉)에서도 그렇다. 남극기지에서 중년남자 사이에 끼인 20대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남극의 쉐프'로 주목 받은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딱따구리와 비'에서 야쿠쇼 코지는 시골 나무꾼 카츠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속 썩이는 아들과 함께 사는 그의 팍팍한 일상은 영화를 발견하면서 달라진다. 동네 이곳저곳을 잘 안다는 이유로 촬영 스태프로 전격 캐스팅된 그는 영화의 매력에 빠져든다. 반면 초보 영화 감독 코이치(오구리 슈운 분)는 무력함 그 자체다. 너무 이른 나이에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은 탓이다. 모든 걸 다 때려 치우고 도쿄로 도망가고 싶다. 코이치도 변한다. 그의 변화를 지켜보며 코이치도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회복한다.

'딱따구리와 비'는 영화라는 매개체가 아니었다면 절대 마주칠 일 없던 다른 세대와 가치관의 두 사람의 동정(compassion) 얘기다. 벌목(伐木)이 일상인 '딱따구리' 카츠와 초보 영화 감독 코이치는 영화라는 '비'를 만나 비로소 그 동안 놓고 있던 삶의 의미를 재확인한다. 성숙한 감성과 전 세대를 아우르는 내러티브, '깨알' 유머에 힘을 싣는 것은 야쿠쇼 코지와 오구리 슈운('꽃보다 남자')의 '끝장나는' 화학 반응이다. 드라마와 코미디, 슬랩스틱 등 야쿠쇼 코지는 국민배우 칭호에 걸맞은 광역(廣域)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국민배우 칭호는 거저 얻는 것이 아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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