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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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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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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맛이 저렴해요.” 올'리브 <마스터 셰프 코리아> 오디션 첫 번째 도전자 배동걸 씨에게 심사위원 노희영 씨의 평가가 던져진 순간 불안한 마음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마스터 셰프의 원조 ‘고든 램지’ 풍의 독설이 난무하는 프로그램이 되지나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독설이 대세라고는 하나 마치 실수로 후추를 쏟은 스프처럼 눈살 찌푸려지는 광경을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이 봐왔나요. 세상사 다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음식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식 후의 신랄한 반응만큼 의지를 꺾어 놓는 게 없거든요. 다시는 조리대 앞에 서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들기 마련이죠.


맛과 열정만으로 심사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어요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때로는 냉철하게, 때로는 마음까지 안아주는 심사평이 <마스터 셰프 코리아>를 더 기대하게 해요.

그러나 제 걱정은 기우일 뿐이었어요. 냉철한 눈빛의 또 다른 심사위원 김소희 셰프는 잠시 망설인 끝에 “난 그 정열을 봤어요”라며 합격을 선언했는가하면 강레오 셰프는 긴장감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배동걸 씨에게 심호흡이라도 한번 하고 오라고 권해주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배동걸 씨가 당황한 나머지 ‘지적질’이라는 말실수를 했으나 노희영 씨는 도전자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보고 훈훈하니 웃음으로 감싸줬죠. 그래요. 바로 이런 거예요. 냉정하고 가혹한 평가를 이겨내야 진정한 요리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데엔 토를 달 필요가 없다고 봐요. 그러나 도전자의 열의와 노력을 대하는 심사위원들의 자세 또한 진심과 배려가 담겨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합격의 징표인 앞치마를 장착하고 달려 나오는 배동걸 씨의 얼굴에서 그야말로 빛이 나더군요.


합격의 앞치마, 그거 참 감동이더라고요. 멀리 남해에서 한식당을 경영하신다는 56세의 한영숙 씨. 도전 요리인 미나리 메기탕과 꼬막 회무침에서 아마 세월만이 낼 수 있는 깊이가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양식 미션 수행 여부야 불안했지만 연륜을 믿고 심사위원들은 한영숙 씨에게 기꺼이 앞치마를 선사했죠. 한영숙 씨 역시 앞치마를 천장에 닿을 듯 높이, 높이 휘두르며 달려 나오셨는데요. 그 표정 또한 환희 그 자체였어요. “제 인생에 도전은 많이 없을 것 같으니까요.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평생 한 번도 찾아 온 적이 없고 앞으로도 드물지 싶은 기회를 얻고는 어린애 모양 기뻐하는 한영숙 씨를 보고 있노라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던 걸요. 반면 같은 중년 여성이지만 58세의 주부 하정숙 씨에게는 눈물대신 유쾌 상쾌한 웃음이 있었습니다. “와, 짜릿하대.” 도전을 마친 소감이 참 대범했지요? 긴장은커녕 심지어 맛을 두고 심사위원들과 밀고 당기기까지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요리 실력에 대한 자신이 있었기 때문일 텐데요. “솔직히 저 떨어뜨리면 손해입니다” 하며 애교 있게 웃으시는데 심사위원들도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렸지 뭐에요. 하정숙 씨의 당찬 도전, 저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균형 있는 심사 부탁드립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국적과 학력, 나이와 장애 그 어떤 것도 요리 앞에서는 차별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어요.


이처럼 내로라하는 외국 요리학교 출신이거나 명성 있는 셰프 밑에서 수학한,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도전자들만이 아니라 제대로 코스를 밟아 배우지는 못했어도 정성과 아이디어와 열의를 갖고 있기만 하다면 어느 누구에게든 기회를 주려고 애를 쓴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제발 이 프로그램에서만큼은 나이와 학력, 경력을 확실히 배제한 선발이 실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물론 남들보다 뭔가 부족한 구석이 있다거나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닌 도전자라고 해서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아니 되겠지만 좀처럼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많은 분들이 외국의 경쟁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건너오기만 하면 ‘인간극장’화 된다며 질색들을 합니다. 촌스럽다고요. 하지만 촌스러워도 누군가의 사연에 함께 울고 웃어주는 우리네 정서가 저는 좋아요.


그리고 또 하나, 시청자가 보고 듣고 평가할 수 있는 다른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과는 달리 요리 프로그램은 심사위원만이 유일하게 평가가 가능합니다. 시청자들은 보는 것만이 가능하지 가장 중요한 맛은 느낄 재간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현존하는 어느 프로그램보다 심사위원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 불가능에 도전하고 싶다는 오보아 씨를 달려와 꼭 안아주던 김소희 셰프,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나수피아나 씨의 가능성을 인정해준 노희영 씨, 아내의 건강 때문에 상금이 필요하다는 김승민 씨의 도전 요리 ‘행복덮밥’에 담긴 간절함을 알아보고 그의 아내를 직접 불러 행복이 담긴 앞치마를 선물한 강레오 셰프, 세분 심사위원들을 단 1회 만에 신뢰하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부디 마지막 순간까지 균형감 있는, 준엄하지만 배려를 잃지 않는 심사, 부탁드립니다.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심사위원들 덕분에 신뢰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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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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