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강판 기술 특해침해訴 제기...10년 협력관계는 지속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신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사의 협력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신일본제철과 포스코의 제휴관계는 10년 이상 이어져 왔다. 그러나 신일본제철이 25일 포스코를 상대로 전기강판 제조기술 특허 침해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양측의 관계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측에 전기강판 특허 침해 사실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후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번에 소송에 나선 것이다. 양측의 제휴관계가 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양측은 이번 소송과 무관하게 기존 협력관계는 유지될 것이란 입장이다. 신일본제철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가 자사의 방향성 전기강판 제조기술과 관련해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면서도 "이번 소송과 별개로 포스코와의 전략적 제휴는 지속된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도 "이번 소송으로 양사의 전략적 제휴관계가 깨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과 애플이 소송을 벌여도 납품은 하듯이 협력관계와 소송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신일본제철의 기술을 침해한 적이 없고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2000년 아르셀로미탈 등 유럽 철강회사의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험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상호 지분 보유 등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우호지분을 조금씩 늘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지분 3.5%를,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5%를 서로 보유하고 있다. 상호 지분 보유뿐 아니라 기술 교류 및 원료 구매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장뿐만 아니라 연구원들끼리 서로 교류하면서 서로 우위에 있는 부분은 벤치마크하고 1년에 한번씩 문화 교류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일본제철이 이번 소송에서 이긴다고 해도 그 구속력이 국내에까지 미칠지는 미지수다. 신일본제철은 국내 법원이 아닌 자국과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들 나라에서 전기강판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가 패소한다면 일본과 미국에서 판매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포스코 측은 자체 기술로 전기강판을 생산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제 와서 소송을 제기하는 게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최근 글로벌 철강시장의 상황이 안 좋은 데다 전기강판 시장에서 포스코의 영향력이 커지니 그동안 우위를 점하고 있던 신일본제철이 포스코의 발목을 잡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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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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