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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P]품종 다른 生감자칩, 12년째 1위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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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감자칩 만들기 위해 감자 품종까지 개발

[슈퍼스타P]품종 다른 生감자칩, 12년째 1위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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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맛있는 감자칩을 만들겠다며 새 감자 품종까지 만든 회사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사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실화다. 국내 생감자칩 시장점유율 60%, 지난해 단일 매출 890억 원을 기록한 오리온 포카칩이 주인공이다.

포카칩의 개발 역사는 출시 1년 전인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감자칩 개발에 몰두하던 오리온 연구소는 원료(감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제품의 90%에 이른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그만큼 주원료인 감자의 중요성이 어떤 제품보다도 높았다.


그러나 감자는 기후변화에 약하고 이동이나 보관 등 조그마한 실수를 허용치 않는 민감한 원료였다. 또한 기존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일반 감자는 모양 자체가 울룩불룩 일정치 않고, 기름에 튀겨내면 색깔이 거무튀튀하게 변하는 단점이 있었다.

수입 감자를 그냥 쓸 수도, 국내산을 이용하기에도 마뜩지 않았지만 맛있는 생감자칩 만은 꼭 내놓고 싶었던 오리온은 결국 '수입감자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 고유 종자를 개발해 보자'는 각오로 강원도 평창에 감자연구소를 설립했다. 23만 1000m²(약 7만평)의 땅에 들어선 이 연구소는 감자만을 연구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연구소였다.


감자칩 전용 종자를 개발하기 위해 10여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실험과 재배에 매달렸고, 15년만인 2001년 드디어 '두백'이라는 이름의 종자가 개발됐다. 국립종자원에도 등록된 '두백'은 튀겨도 고유의 감자 색을 잃지 않았고, 식감도 뛰어나 생감자칩 원료로 제격이었다.


그렇다면 왜 꼭 생감자칩이어야 했을까. 감자칩은 크게 감자를 가루 내 원료를 만든 다음 틀에 넣어 굽거나 튀겨내는 성형감자칩과 포카칩과 같이 통감자를 그대로 썰어 튀겨내는 생감자칩으로 나눌 수 있다.


성형감자칩의 경우 원료 손실률이 적고 원하는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생감자를 그대로 튀겨낸 맛을 따라 올 수 없다. 반면 생감자칩은 만들기도 유통하기도 힘든 반면 맛과 식감에서는 성형감자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많은 회사들이 생감자칩 시장에 뛰어들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제품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잘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에서는 감자의 파종에서 수확까지 약 100여일 동안 철저한 관리 속에 감자를 재배한다. 수확 이후에도 크기, 모양, 색상 등 23가지 시험을 거쳐야 포카칩 원료로 최종 합격할 수 있다.


2000년 이후 생감자칩 시장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도 다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금도 남해안 끝자락부터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약 1000여 곳의 농가에서 2만여 톤의 감자가 자라고 있다"며 "포카칩의 맛과 인기의 비결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으로 우수한 원료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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