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구글이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CEO)와 세그게이 브린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을 발표한 것이 혁신과는 거리가 먼 선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제 격주간 포브스의 컬럼니스트 에릭 잭슨은 최근 인터넷판에 게재된 칼럼을 통해 두 사람이 혁신과는 정반대되는 길로 가고 있다고 꾸짖었다.
'자신들의 뜻대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외부의 우려를 의식하지 않고 현 주식을 1대1로 분할해 절반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발표한데 대한 반응이다.
이 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지금도 에릭 슈미트 회장을 포함해 60%가 넘는 의결권을 가진 두 사람은 사실상 종신적인 구글의 지배권을 가지게 된다.
래리 페이지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안드로이드와 크롬 웹 브라우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의 예를 들며 장기 투자가 필요한 만큼 독립적인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잭슨은 구식이고 편집광적인 지배구조라고 몰아 붙였다.
그는 지금도 제멋 대로인 구글이 선보였던 각종 서비스들이 혁신이라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사용되는 많은 기술들을 발명하고도 사업화에 실패한 제록스 파크와 구글을 비교했다.
제록스 파크는 모회사 제록스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레이저프린터,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 객체지향컴퓨팅 등 정보기술 분야의 혁신적인 기술들을 줄줄이 발명했던 전설적인 연구소다.
이런 기술중 모기업인 제록스가 사업화에 성공한 것은 손에 꼽는다. 오히려 제록스 파크를 흉내 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기업이 대 성공을 거뒀다.
잭슨은 구글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검색회사이면서 광고를 파는 훌륭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측면으로는 제록스 파크 처럼 엉뚱한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운영체제(OS)다. 최근 몇년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크게 확산됐지만 구글 전체 이익의 98%가 여전히 PC분야에서 발생한다.
잭슨은 구글이 혁신 보다는 경쟁기업 따라하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잭슨은 구글이 기업 공개 이후 혁신성이 두드러졌던 것은 구글플러스, 지메일과 같은 서비스들이 아니라 무인 자동차나 최근 선보여 화제가 됐던 프로젝트 글래스였다고 일갈했다.
애플과 비교하면 구글의 혁신은 더욱 성과가 떨어진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앞세워 애플의 주가가 지난 5년간 587% 급등했다. 그사이 구글 주가가 단 37% 오른 것은 혁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는 것이 잭슨의 주장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