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13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를 발사했으나 국내 주식시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험상 북한 관련 이슈는 단기 변동요인에 그쳐 왔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로켓 발사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발사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로켓이 정부 예상대로 발사에 실패했다면 지수뿐만 아니라 개별 종목에도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돌입하는 등 추가적인 돌발행동을 할 경우 증시 변동성은 커질 수 있으나, 아직 증시가 이를 반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경험상으로 북한 이슈는 단기 변동요인에 그쳐 왔다"며 "과거 북한이슈 당시 평균 주가 등락률은 '0.2% 하락' 정도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건별로 봐도 미사일 발사는 핵, 충돌, 사망에 비해 증시 영향력이 낮다는 평가다. 게다가 최근 북한 이슈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외국인도 북한 리스크로 인한 단기충격시 매수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한치환 애널리스트 역시 "1990년 이후 북한발 리스크가 주식, 채권, 외환시장에 동시에 충격을 준 경우는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며 "물론 북한 관련 사건이 발생한 시점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은 2.22%로 전체 평균인 1.83%에 비해 높으나 2009년 5월 핵실험 이후에는 일간 변동률이 1.72%로 줄면서 학습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3차 핵실험 진행 여부다. 지난 2009년에도 북한은 4월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후 5월 핵실험에 돌입했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미국의 인공위성을 통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차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됐다"며 "김정은 입지 강화를 위해 이번 역시 미사일 발사 이후 5~6월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직 핵실험 우려까지 반영하지는 않을 증시에서는 오히려 미국·중국의 경기와 속속 발표되고 있는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등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임복규 현대증권 종목분석팀장은 "밤 사이 미국시장이 상승함에 따라 우리시장도 1%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로켓 발사로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종목별로는 방위산업주가 상승할 수 있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증시 역시 1분기 기업 실적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여기에 중국 경기 리스크와 유럽발 재정리스크, 유가 등 여러 변수가 혼재해 있어 주가의 박스권 흐름은 다음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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