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4월의 첫 거래일 국내증시의 표정은 모처럼 밝았다. 미국의 지표 개선과 유로존 '방화벽 확대' 등을 호재 삼아 코스피는 4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나타내며 2030선을 눈앞에 뒀다.
3일 시장 전문가들은 하단 지지력이 더욱 견고해진 가운데 독무대를 펼치던 삼성전자가 자동차, 금융 등 타 업종에 바통터치를 서서히 진행하면서 위쪽으로의 노크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종 및 종목 대응은 어닝시즌 결과물을 고려한 압축화 전략을 펼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는 평가다.
간밤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미국의 3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전문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등 호조세를 보인 점이 호재였다. 다우지수는 0.40%, S&P500은 0.74%, 나스닥은 0.91% 올랐다.
◆한범호·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코스피가 나흘 만에 반등했다. 기술적으로는 최근 뉴욕 증시의 지지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을 탈환했고, 마디지수대(2000)에서의 하방 지지력도 재확인했다. 지난 주말 유로존 재정 방어벽의 확충 등 우호적인 정책 환경도 그대로다. 그러나 그간 제시했던 조심스러운 접근과 압축화 우선의 트레이딩 관점은 유지한다.
기업 실적 및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현실적인 검증이 요구되는데, 전일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부진세를 떨쳐내지 못한 코스피 거래 지표들이 관망세를 방증하기 때문이다. 총량적인 금융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흐름과는 달리 외국인 매수세의 더딘 동참도 유사한 맥락이다. 돌발 변수에 따른 급격한 지수의 충격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현 시점에서 상승 탄력을 배가시킬 추진력까지 확답하기도 쉽지 않다.
점진적으로 미국·중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나 정책 집행의 속도는 검증이 필요하다. 단기 대응의 신중론 및 압축화 시각을 유지한다. 실적 기대를 토대로 IT·금융·차동차 업종에 압축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2000~2060의 좁고 지루한 박스권 등락이 약 3주째 이어져 답답함을 느끼는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나홀로 강세에 다른 업종 및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좁은 박스권 내 등락에 따른 변동성 축소는 증시 안정감이 높아졌다는 징후이기에 추세적인 하락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삼성전자로부터 다른 종목들로 매기가 이동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시점에는 실적발표가 오히려 삼성전자 차익실현의 빌미가 되는 계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봄이 만개하기 시작하는 4월에 들어섰기에 주식시장에도 점차 따스한 봄기운이 스며들며, 좁은 박스권 내 약세에서 벗어나 점차 강세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본 방향은 위로 설정하되, 제한된 상승에 초점을 두고 단기 차익실현 전략과 병행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업종 및 종목군으로는 삼성전자 중심에서 매수세 확산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실적 개선기대가 높은 은행과 견조한 실적이 기대되는 자동차, 중국 소비확대 정책시행 가능성에 화장품과 IT주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전자의 독주에 따른 부작용이 일각에서 제기되고도 있지만, 삼성전자 이외의 업종 대표주로 순환매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의 하방 경직성이 확보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순환매를 이끌 촉매제는 자동차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중국의 경착륙 우려 완화다. 현대차가 삼성전자와 바통터치를 하고 있고, 중국 PMI가 53.1(시장 예상치 50.5)을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는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임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의 방화벽 증액과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정도 외국인 매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의 상대적 약세가 완화될 가능성은 유효하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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