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사 16종 모델 출시… 소비자들 선택은?
노트북의 진화인가? 아니다 진화를 뛰어넘은 새로운 도전이다. 울트라북을 둘러싼 얘기다. 일부에서 노트북 발전 가능성을 10년 앞당겼다고 평가받고 있는 울트라북은 이제 엄정한 비판과 평가를 거쳐 고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울트라북 마케팅도 한층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얇고 빠르다. 당신이 바로 원하는 노트북.” 최근 ‘울트라북’을 두고 벌이는 경쟁이 시간이 흐를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노트북은 인텔 기반의 CPU와 몇가지 기술을 제공받아 자체적으로 만든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인텔의 수많은 관련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어 저마다 특색있는 울트라 북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이같은 기술들을 앞세워 초슬림과 초경량을 무기로 한 제품들이 일제히 시장 선점을 위해 뛰어든 형국이다.
울트라북의 공통점은 대체로 두께 18㎜ 이하(13형 이하 기준)부터 시작해 인텔 2세대 코어i 시리즈 프로세서 탑재, 배터리 지속시간 5시간 유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인텔의 2세대 프로세서와 함께 SSD(Solid State Drive)를 탑재, 3D 게임 등 고사양이 요구되는 작업도 무리없이 소화한다.
울트라북에 탑재된 인텔 2세대 코어는 전력 효율성이 뛰어난 프로세스다. 인텔에 따르면, 빠른 부팅과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의 로딩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낮아진 전력 소비는 발열량을 줄여줄뿐 아니라 멀티태스킹과 같은 다양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또 차세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는 SSD의 최적 환경을 제공해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내장된 인텔 HD 그래픽도 수준급으로 제공해 그래픽이나 미디어 작업을 최상의 환경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울트라북 진영의 주장이다.
울트라북의 진짜 매력은 바로 얇디 얇은 두께다. 울트라북의 전신인 ‘울트라씬’은 두께 20mm 미만, 무게 2kg 이하였지만 대부분 울트라북은 이를 더 얇게 했다. 디스플레를 포함해 가장 두꺼운 부분이 13mm정도다. 현재 가장 얇은 노트북으로 꼽히는 맥북에어와 견줄만 하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HP, 에이서, 아수스, 레노버 등 총 7개 회사에서 16여종의 울트라북을 출시했다. 제조사의 차별화한 디자인과 인텔이 내놓은 가이드 보다 더욱 빠르고 성능좋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울트라북은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14형과 최고의 이동성을 갖춘 13형이 대표적인 모델이다. 14형은 두께 20.9mm, 무게 1.8kg로 저장용량 128G SSD부터 최대 1TB 급의 하드(HDD) 최대 8GB 메모리, ODD·고성능 외장 그래픽이 탑재됐다. 여기에 하드, 포트,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다.
13형은 두께 14.9mm에 무게 1.4kg·저장용량 128G SSD부터 500GB 하드, 최대 8GB 메모리를 지원한다. LG의 울트라북인 ‘LG 엑스노트 Z330’은 두께 7.7~14.7mm로 1.21kg에 LG전자의 자체 기술인 ‘슈퍼 스피드 테크’를 적용해 9.9초 만에 부팅할 수 있다.
HP의 ‘폴리오 13’은 18mm에 9시간30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13.3형 디스플레이에 128GB SDD를 탑재했다. 부팅시간은 7초며 대기모드에서 작업모드로 전환때소요시간은 최대 2초다.
기능은 평준화 속도·슬림디자인이 승부처
울트라북의 가장 큰 매력은 빠른 속도와 얇기다. 출시 초기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디자인과 기존 노트북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소비자 구매도 차츰 늘고 있는 추세다.
가격정보사이트 다나와닷컴에 따르면 울트라북은 노트북 판매순위에서 1~3위 상위권을 휩쓸 정도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울트라북은 과거 200만원대였지만 최근 제조사들이 내놓은 가격대는 150만~19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조사의 마케팅 기싸움도 대단하다. LG전자는 올해 초 기네스로부터 ‘부팅속도 9.9초’로 ‘대한민국 최단기록 인증’을 받았다. LG전자는 이를 무기로 각종 CF를 통해 ‘부팅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스타마케팅을 도입해 다른 울트라북과 비교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와 아수스는 울트라 북에 블루와 핑크 등의 칼라를 입혀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칼라 제품은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울트라북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의 울트라북은 각종 테스트에서 상대적으로 큰 만족을 얻어왔다. 1600만 색재현율을 보여주는 슈퍼브라이트(SuperBrigh) LCD를 적용해 기존 노트북과 차이점을 크게 부각시켰다. 이 LCD는 기존 노트북보다 뛰어는 것은 물론 동영상이나 게임 구동시 밝고 선명한 화질을 자랑한다. 여기에 빛 반사가 적은 디스플레이를 달아 야외에서도 눈이 편안하다는 점을 회사측은 강조했다.
HP는 긴 배터리 수명 연장을 무기로 내세우는 중이다. 국내 최대 대기시간인 9시간30분을 자랑한다. 레노버는 더블 쿨링팩과 고어텍스를 적용한 ‘브리더블 키보드(Breathable Keyboard)'를 전면에 내세웠다. 뒤쪽으로 공기가 통하는 설계여서 열이 적게 난다는 게 강점이다. 노트북 아래 측면에 따로 통풍구를 만들지 않아 무릎이나 베개에 올려놓고 작업해도 발열증상이나 화재 위험이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들 “상대적 비싼 값 큰매력 없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볼때 울트라북은 아직 사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대체적 관측이다. 기존 노트북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전자랜드 등 실제 매장에서도 울트라북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지만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매장관계자는 “기존 노트북과 비교할때 명확한 차이점을 강조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고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일반 노트북보다 비싸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 파워블로거는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채택한 것 외에는 회사마다 출시된 울트라북을 서로 비교해봐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가격대가 비싸다는 것도 비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에 어떤 플랫폼이 나올지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원도 기반의 태블릿과 노트북, 울트라북의 정체성을 무 자르듯 나누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기존 노트북에 하드 대신 SSD를 적용한 점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이해가 뒤따르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린다. 많은 하드 용량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SSD 메모리를 이용한 제품을 이용하겠는가 하는 대목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