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달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상품수지 호조에 힘입어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서비스수지 적자가 커지면서 흑자폭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2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 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지 한달만의 흑자 전환이다. 그러나 적자분을 모두 만회하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해 8월(2억9000만달러 흑자) 이후 가장 낮은 규모다.
앞서 한은은 "수출 호조와 설 연휴와 같은 계절적 요인이 감소해 2월 경상수지는 1월의 적자 폭을 뛰어 넘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2월 서비스수지 적자규모 확대=지난달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서비스수지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본원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탓이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개선됐지만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 등이 크게 늘면서 적자규모가 전월의 1억3000만달러에서 10배 이상 증가한 1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지적재산권 사용료 지급은 10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재룡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계절적으로 2월은 지적재산권 등 사용료 지급이 증가하는 시기"라며 "이를 감안하더라도 지적재산권 사용료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에 지급되지 않은 부분이 이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등이 줄어 흑자규모가 전월 11억9000만달러에서 6억1000만달러로 줄었고, 이전소득수지 적자규모는 전월 4억1000만달러에서 1억5000만달러로 축소됐다.
◆상품수지 소폭 흑자, 금융계정 유출초 전환=상품수지는 13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전월보다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51억8000만달러)가 수입증가(14억3000만달러)를 소폭 앞섰다.
승용차(59.4%)와 석유제품(43%) 등의 전년 동기대비 수출 증가세가 확대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6% 증가한 46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박(8.6%)과 반도체(5.7%)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디스플레이패널(-4.9%), 정보통신기기(-16.5%) 등은 감소세가 완화됐다.
통관기준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3.3% 증가한 448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원유(34.6%)와 가스(97.5%) 등 원자재의 수입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됐고 수송장비와 정밀기기 등 자본재의 수입도 22.1% 증가했다.
금융계정은 전월의 13억1000달러 유입초에서 6억9000만달러 유출초로 전환됐다. 외국인투자 회수 등으로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증권투자는 외국인 주식투자가 큰 폭으로 둔화되면서 유입초 규모가 전월의 77억4000만달러에서 59억5000만달러로 축소됐고 파생금융상품은 2억1000만달러 유입초를 기록했다.
기타투자는 은행의 대출금 순회수 등으로 유출초 규모가 전월의 21억9000만달러에서 11억달러로 축소됐고 준비자산은 21억9000만달러 증가했다. 자본수지는 4000억달러 유입초를 기록했다.
◆3월 흑자폭 확대될 것=한은은 3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지난달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재룡 부장은 "계절적 요인으로 지난달 지적재산권 지급이 확대돼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3월에는 흑자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올해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 13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에 대해 양 부장은 "올 하반기까지 전망치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보면 연중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흑자규모가 크고 상반기 중에도 1·4분기 보다는 2·4분기에 두 배 이상의 흑자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해서 그는 "유가가 오르는 것이 항상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가가 상승하면 흑자규모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자원부국 수출증가와 에너지개발 등 긍정적인 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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