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국내 중소기업은 충성도·성실성 등 ‘인성 좋은 경력직’ 보다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 등 기업역량 제고에 필요한 전문성과 숙련도가 높은 ‘능력 있는 경력직’ 채용을 더 희망하는 것으로 20일 조사됐다.
전경련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가 올해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440개 업체중 181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의 중견인력 채용인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중견인력(산업체 10년 이상 근무경력자)을 뽑을 때, 전문성·숙련도 등 ‘역량측면(85.1%)’을 조직충성도·성실성과 같은 ‘인성측면(6.5%)’ 보다 더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련된 전문기술과 업무경험의 활용’(44.5%), ‘업무숙달에 드는 시간·비용 절감(34.1%)’, ‘특수직무 노하우’(3.6%) 등 중견인력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 ‘역량측면’은 응답업체 10곳중 8곳 이상(85.1%)에 이른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이직률과 높은 조직충성도·성실성’ 등 ‘인성측면’은 6.5%에 불과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연구 기술직’(40.9%), ‘생산 품질관리직’(17.7%) 등 기술개발 및 품질관련 전문직종에 대한 채용수요(58.6%)가 높다고 응답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경력직 채용시에, 나이를 많이 고려해 30대(56.7%)와 40대(26.4%) 등 젊은층의 선호도는 83.1%인 반면, 베이비부머(55~63년생)인 50대의 채용수요는 9.0%에 불과하여 이들의 취업문은 매우 좁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이 채용하기를 바라는 중견인력 희망직급의 경우도 과장 차장급 등 중간관리자(63.1%)가 부장·임원 등 고위관리직(22.1%) 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이와 같은 응답결과는 중소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업무지시가 쉽고 노동생산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실무형 중간관리자에 대한 선호수요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중소기업과 중견인력들이 기대하는 임금수준에는 서로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나이’ 때문에 중견인력의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중견인력 채용시 지급가능한 임금수준의 경우, 4000만원 이하가 응답업체의 62.4%로, 지난해 고용센터가 조사한 베이비부머의 기대수준(67.8%)과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중견인력 채용기피사유로 ‘임금부담’ (27.2%) 보다 ‘연령부담’(61.6%)(나이가 많아 업무지시 곤란, 연령 차이로 기업문화, 청년층에 비해 낮은 노동생산성, 건강상 문제 발생)을 3배 가량 높게 응답했다.
중소기업들은 중견인력들의 재취업 성공요소로 ‘나이·경력을 초월한 조직내 원활한 의사소통 태도’(30.2%), ‘급여수준·근무여건을 중소기업 눈높이로 재조정’ (28%), ‘업무적 강점 보완’(14.1%), ‘기업문화 적응’(13.2%) 順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견인력이 종전에 본인이 누렸던 지위나 기대수준을 버리고 중소기업의 눈높이에 맞추어야만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소기업들은 중견인력 재취업 활성화를 위해 ‘고용보조금과 세제혜택 등 정부지원 확대’(33.4%)가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그 다음으로 ‘중소기업에 맞는 적합인재 추천’(29.3%), ‘중견인력 풀(pool) 보유와 쉬운 접근경로’(25.4%) 順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견인력의 중소기업 재취업 활성화는 기업경쟁력 강화 이외에도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구축, 재정건전성 유지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되므로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중견인력 재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금승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베이비부머의 전문성을 중소기업에 접목시켜 중소기업 역량 강화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나이’보다는 ‘업무능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회풍토가 조성되고, 기업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만 중소기업으로의 중견인력 재취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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