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주5일 수업제가 전면 실시돼 자율시행에 들어갔다. 정부가 1998년부터 추진해온 주5일 근무제의 최종 단계인 셈이다. 주5일 수업제는 단순히 학교 가는 날을 하루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는 학습의 장을 가정과 지역사회로 넓혀 학교 밖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게 하는 것이 참 의미일 것이다.
1936년부터 일평균 8시간, 주40시간 근무를 골자로 하는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해온 프랑스처럼 주5일 근무제는 선진 국가에서는 확고히 정착된 제도이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된 선진국은 여가ㆍ취미 시간의 증가로 삶의 질이 높아졌고 문화ㆍ관광ㆍ레저 등 서비스산업 중심의 내수가 증대됐으며 국민들의 자기계발 활동이 증가해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주5일 수업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정, 지역사회, 학교가 역할분담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확대해 가족애를 기르고 건전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지역사회 인프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는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흡수하지 못한 수요를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주5일 수업제의 현장점검 결과와 학교장 등의 의견을 수렴, 미비점을 보완해 주5일 수업제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희망하는 학생은 모두가 학교의 다양한 토요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체제를 구축해 지역사회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다양한 토요프로그램에 대한 종합안내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ㆍ맞벌이가정 등 취약계층의 나홀로 학생이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토요일을 활용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예체능 중심의 다양한 토요 방과후학교, 토요 스포츠데이, 맞벌이 부부나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토요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주5일 수업제 시행 첫날 총 62만명(8.8%)의 학생이 학교에서 마련한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50개이던 토요돌봄교실은 올해 75억원을 투입해 5225개로 확대운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저소득층ㆍ맞벌이 가정 등 취약계층의 추가 수요가 있는 경우 최대 10만명까지 우선 수용할 계획이다. 부모와 함께 학교 밖 활동이 어려워 토요일에 학교에서 개설한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취약계층 자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초ㆍ중학교의 토요방과후학교 체육, 문화예술, 특기적성 관련 프로그램은 전원 무료로 운영할 계획이다.
신체활동이 왕성한 학생들에게 스포츠활동은 체력향상과 인성함양에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 학생들의 선호도 높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단위학교 토요 스포츠데이 운영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문화예술로부터 자칫 소외되기 쉬운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토요 문화예술동아리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할 것이다.
주5일 수업제의 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해 학생들이 토요일에 다양한 창의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확대시키는 게 중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기관을 활용한 토요 문화학교나 환경부의 국립공원 탐방프로그램 등 범부처의 노력뿐 아니라 민간의 비영리 프로그램 개발, 제공도 필요하다. 국민들도 토요일은 학교 밖에서 가족과 함께 여가생활을 즐기고 학교현장에서 다소 뒷전으로 밀리는 체육, 예술 관련 활동과 인성함양 같은 다양한 활동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의식전환을 해야 한다.
이상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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